앞서 2018년 전동차 문제로 몸살 <본지 2018년 10월 3일 등 보도>을 앓았지만, 1년여가 흐른 지금 오히려 규모가 커진 데다 각종 안전사고와 불법 논란은 여전한 상태이다.
특히 농지(논·밭)를 메워 그 위에다 불법으로 가건물을 짓고 영업하는 업체들은 관람객들에게 "하회마을을 걸어서 둘러보려면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리니 전동차를 타면 수월하다"는 등 호객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영업을 위해 농사용 전기를 사용한다는 의혹까지 나와 한국전력공사 경북지사가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한전 측은 "농사용 전기를 주목적 이외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부분이 발견됐다"며 "아직은 추정 단계라 최종 확인이 끝나면 위약금을 물리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하회마을 전동차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불거지자 관리기관인 안동시는 불법 건축물 등 문화재보호법 위반 부분에 대해 철거명령을 내리고 행정대집행과 수사기관 고발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2년이 흘러서도 변한 게 없는 상황이다.
당시 전동차 업체들은 농지 위에 가건물을 지어 놓고 매년 과태료를 내며 영업을 했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하회마을 안팎 업체들의 규모는 오히려 더 커졌고 문화재 담벼락과 충돌하거나, 마을 주민 차량, 전동차 간 충돌, 보행자와 충돌 등의 사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영세 안동시장은 지난 22일 안동시의회 임시회 시정질의 답변에 나서 전동차 등 하회마을 문제 해결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세계문화유산 가치 보전의 자정 능력을 사실상 외면했다.
최근 하회마을을 찾은 다수의 관람객들은 "하회마을 입구를 들어서면서 동남아 관광지를 연상케 했다"며 "입구는 얼굴인 데 전동차 업체들이 난전을 펴고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잃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하회마을에 전동차가 처음 발을 붙이게 된 시작이 안동시라는 의혹이 나왔다. 마을 한 주민은 "6~7년 전 안동시가 하회마을 내 업무를 보기 위해 에코카(전동차)를 사들여 사용하면서 업자들에게 힌트를 제공했고 이제는 골칫거리를 떠안게 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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