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중 A군 주검에서 아질산염이 치사량(성인 기준 4~6g) 수준으로 검출됐다.
아질산염은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만들 때 고기의 선홍빛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치사량 이상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으며 뇌혈관이 확장돼 관자놀이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게 하는 물질이다.
아질산염은 종종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실제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질산염을 범죄에 악용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허난(河南)성 자오쭤(焦作)의 한 유치원에서 보육교사가 자신이 돌보던 유치원생 25명의 아침 식사에 아질산염을 넣어 원생 중 1명이 사망했다.
국과수 결과를 종합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14일 독감 무료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돼 독감 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돼왔다. 경찰은 A군이 최근 아질산염을 직접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A군의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 동생은 독감 백신을 맞고 난 다음날 몸에 힘이 없다며 저녁조차 먹지 않았다"면서 "국과수 검사 결과 (동생 시신에서) 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면서 독감 백신과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경찰이) 동생 책상 위에 있던 물병의 행방을 묻더니 어머니가 버렸다고 하니까 쓰레기장을 찾아 19개의 물병을 찾았는데 그중 한 개의 물병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 병이 우리 집에서 나왔는지 확실치 않고 동생 학교에서도 평소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기간이 아닐 때도 독서실을 다니며 성실하게 공부만 하는 제 동생이 자살로 사건이 종결된다면 너무 억울한 죽음이 될 것 같다"며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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