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사망 고교생서 '독극물'…유가족 "억울"

독감 백신 사망 고교생서 '독극물'…유가족 "억울"

中 유치원생 죽인 '아질산염' 검출

기사승인 2020-10-28 08:21:21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한 인천의 고등학생 A(17)군의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A군의 시신에서 독극물로 분류되는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이 치사량 이상 검출돼 경찰은 백신 부작용이 아닌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가운데 유족은 "믿을 수 없어. 억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중 A군 주검에서 아질산염이 치사량(성인 기준 4~6g) 수준으로 검출됐다. 

아질산염은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만들 때 고기의 선홍빛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치사량 이상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으며 뇌혈관이 확장돼 관자놀이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게 하는 물질이다. 

아질산염은 종종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실제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질산염을 범죄에 악용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허난(河南)성 자오쭤(焦作)의 한 유치원에서 보육교사가 자신이 돌보던 유치원생 25명의 아침 식사에 아질산염을 넣어 원생 중 1명이 사망했다. 

국과수 결과를 종합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14일 독감 무료 백신을 접종하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돼 독감 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돼왔다. 경찰은 A군이 최근 아질산염을 직접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A군의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 동생은 독감 백신을 맞고 난 다음날 몸에 힘이 없다며 저녁조차 먹지 않았다"면서 "국과수 검사 결과 (동생 시신에서) 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면서 독감 백신과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경찰이) 동생 책상 위에 있던 물병의 행방을 묻더니 어머니가 버렸다고 하니까 쓰레기장을 찾아 19개의 물병을 찾았는데 그중 한 개의 물병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 병이 우리 집에서 나왔는지 확실치 않고 동생 학교에서도 평소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기간이 아닐 때도 독서실을 다니며 성실하게 공부만 하는 제 동생이 자살로 사건이 종결된다면 너무 억울한 죽음이 될 것 같다"며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