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운수 좋은 날’

NC의 ‘운수 좋은 날’

기사승인 2020-11-18 22:31:19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이렇게도 운이 따르지 않을 수가 있을까.

NC다이노스는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신한은행 SOL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5대 4로 패배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지난 7월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NC는 병살타 5개를 때렸다. 그런데 운이 따르지 않아 나온 병살타가 3개나 됐다.

1회부터 행운의 신은 NC를 외면했다. 1회말 선두타자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NC는 후속 타자 이명기가 8구 승부 끝에 공을 때렸다. 동시에 박민우는 히트 앤 런 작전으로 2루로 뛰었지만, 이명기의 날카로운 타구가 라인 드라이브로 3루수 허경민의 글러브에 박혔다. 박민우는 1루로 돌아가지 못한 채 아웃됐다.

2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강진성이 병살타를 때린 NC는 4회에는 두산의 호수비에 눈물을 흘렸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애런 알테어의 우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양의지는 홈으로 전력 질주했다. 하지만 박건우의 송구가 더 빨랐다. 양의지는 홈플레이트를 밟지 못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5회말에는 박민우가 좌전 안타로 1사 1루 상황에서 이명기가 7구 승부에서 좌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를 날렸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에 또 다시 잡혔다. 1루 주자 박민우도 돌아가지 못하고 또 허무하게 물러났다.

진정한 불운은 6회말이었다. 1사에 양의지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1사 2루. 더블플레이가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후속 타자 박석민의 강습 타구가 투수 플렉센을 맞고 굴절됐고, 공중으로 뜬 타구는 1루수 오재일 글러브에 들어가 아웃 카운트 하나가 추가됐다. 양의지는 귀루하지 못하면서 5번째 더블플레이를 범했다.

이후 9회에는 공격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선 양의지가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큼지막한 타구를 때렸는데, 천장을 맞고 좌익수 앞에서 뚝 떨어지면서 2루타가 됐다. 규정상 타구가 고척돔 천장을 맞고 떨어질 때는 인플레이로 인정된다. 자칫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2루타로 둔갑됐다. 9회 추격하는 상황에서 NC는 1점이 모자라 패배했다.

NC에겐 소설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 김첨지의 기분을 느꼈을 법한 하루였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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