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먹을 때 '식중독' 조심…증상은 코로나와 비슷

집밥 먹을 때 '식중독' 조심…증상은 코로나와 비슷

겨울철 ‘굴’에 노로바이러스 검출, 섭취‧보관 주의

기사승인 2020-12-15 04:30:03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14일 오후 서울 망원동 망원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유행으로 외식을 하는 대신 집에서 음식을 해먹거나 시켜서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음식물을 잘못 조리‧보관하면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식중독 환자에게서도 인플루엔자나 코로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몸살기운, 컨디션 저하,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발생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49주차(1월1일~12월5일)까지 식중독 신고건수는 지난 5년 평균 대비 절반수준으로 감소(351건→171건)했으나 최근 5주간은 식중독 의심신고가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최근 1주간(11월29일~12월5일)에는 전체 신고 중 유치원과 어린이집 신고가 80%를 차지했으며 그 원인은 노로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연중 내내 발생할 수 있지만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12월에 발생한 식중독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 병원성대장균, 원충, 살모넬라 순으로 많았으며, 지난 5년간 평균 계절별 전체 식중독 발생 건수 대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 비율은 봄 19% 여름 5%, 가을 10%, 겨울 38%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특히 굴, 복어, 과메기 등 겨울 제철 수산물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노로바이러스, 자연독소 등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겨울이 제철인 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릴 만큼 그 맛과 영양이 풍부해 생식으로 많이 먹고 있지만, 노로바이러스가 확인된 해역에서 생산돼 ‘가열조리용’ ‘익혀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굴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특히, 노약자는 굴을 생식으로 섭취하기보다 굴국밥, 굴찜, 굴전 등으로 가열조리해 먹는 것이 안전하다. 

꽁치나 청어를 건조해 만든 과메기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은 음식이지만 가열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구입하고 보관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과메기는 껍질이 은색이고 살은 짙은 갈색으로, 몸체는 윤기가 흐르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다. 과메기는 지질 함량이 높아 산패되기 쉬우므로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은 음식은 밀봉해 냉동 보관해야 한다. 

신지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살아남는다. 특히 겨울에 많이 섭취하는 굴 등의 수산물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을 가열하지 않은 채 직접 섭취하거나 접촉하면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겨울철 난방기구 및 가습기 사용으로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곰팡이가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벌레도 꼬일 수 있다. 신 교수는 “파리 등 벌레가 음식물 쓰레기나 상한 음식에서 다른 음식으로 옮겨가며 균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후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통상 3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고령의 노인이나 기저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며, 회복 후에도 환자의 구토물, 배설물로 인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간혹 소화기계 증상과 함께 근육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겨울철 유행하기 쉬운 감기나 인플루엔자, 코로나 등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증상이 인플루엔자, 코로나 등과 겹치기 때문에 자가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구역감이나 고열 등으로 탈수가 진행되거나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크게 저하된다면 주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로바이러스도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끼리 전염이 되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요리하지 말고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는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는 구토물과 변을 통해 노로바이러스를 배출하므로 구토물은 가정용 염소소독제 8배 희석액(염소농도 5000ppm)으로 제거 및 소독하고, 화장실도 같은 방법으로 소독해야 한다. 참고로 노로바이러스 환자 구토물 1g에는 약 100만개, 변 1g에는 약 1억개의 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돼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조리(중심온도 85℃ 1분 이상)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형태가 다양하고 항체 유지기간이 짧아 백신으로 예방이 어렵다. 감염됐던 사람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될 수 있으므로 평상 시 개인 및 식품 위생관리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