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감염학회는 학회 감염내과 공동연구팀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면역 및 감염질환 연구실(신의철, 나민석)의 협력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서 특이하게 반응하는 T 세포의 기능 및 특성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학회 감염내과 공동연구팀에는 삼성서울병원 백경란, 고재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준용, 충북대병원 정혜원, 고대안산병원 최원석,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서울의료원 최재필, 원주세브란스병원 김영근 등 교수진이 참여했다.
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대부분 경증 질환을 앓은 후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회복된 후에는 T 세포 기억 면역반응이 형성된다고 알려진다.
우리 몸의 대표 면역세포인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죽여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T세포는 추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시 만나면 재빠른 면역작용을 하여 감염으로부터 빠른 회복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면역세포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의 급성기부터 회복기까지의 과정 중에 코로나19-특이 T 세포의 수적인 변화는 물론 그 특성 및 기능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지지 않아 코로나19 면역반응의 이해에 한계가 있었다.
대한감염학회-카이스트 공동연구팀은 새로운 연구기법을 사용해 이 문제를 풀어냈다.
먼저 코로나19-특이 T 세포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던 고전적인 방법 대신 MHC-I 다량체 형광염색법이라는 첨단 연구기법을 적용해 코로나19-특이 T 세포를 민감하게 검출해냈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 정상적인 기억 T 세포 면역반응이 유발되며 특히 회복 후기부터는 줄기세포를 닮은 기억 T 세포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함을 관찰했다. 이는 코로나19 회복자에서 기억 T 세포 면역반응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될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또 인플루엔자-특이 기억 T 세포에 비하면 코로나19-특이 기억 T 세포에서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다소 감소했지만 특별한 기능부전 없이 매우 잘 작동함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팬데믹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T 세포의 기능부전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던 정보가 사실과 다름을 증명하는 등 지금까지 수행된 코로나19-특이 T 세포에 대한 연구들 중 가장 정교한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1저자로서 연구를 주도한 카이스트 나민석 박사후연구원은 “코로나19 환자가 회복한 후에는 기능이 충분한 T 세포 기억 면역반응이 유발됨을 알아냈고 그 특성을 규명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유발되는 T 세포 면역반응의 특성 규명도 탄력을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의 감염내과 의사들과 기초의학 의사들이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에도 노력하여 중요한 연구결과를 도출한 성공사례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여 한국의 의학이 코로나19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저널 '면역(Immunity)'에 12월 10일 자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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