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박 전 시장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하고 추행 방조로 고발된 서울시 관계자들도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내용을 담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의 수사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고소사건 △서울시 비서실장 등에 대한 추행 방조 고발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사건으로 크게 나눠 진행됐다.
앞서 지난 7월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을 강제추행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해당 의혹 수사를 위해 경찰은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를 포함해 참고인 26명과 피고발인 5명을 조사했다. 박 전 시장의 휴대폰 포렌식을 위해 압수영장도 2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해 사실여부를 입증해야 하는데, 박 전 시장이 사망하고 휴대폰 영장이 기각돼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수사상황의 제한 때문에 직접적 수사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7월8일 접수된 강제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도 박 전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전 시장의 사망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망 동기는 고인,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박 전 시장의 사망이 범죄(성추행 의혹)와 관련성이 없어 내사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를 겨냥해 2차 가해 한 이들만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고소 문건을 유포한 행위와 관련해선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5명을 기소 의견, 온라인에서 악성 댓글을 달거나 제3의 인물 사진을 피해자라며 게시한 행위와 관련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명예훼손)로 10명을 기소 의견, 현역 군인 2명은 군부대 이송, 7명은 기소 중지 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아울러 피해자 실명을 게시한 행위에 대해선 추가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바로 입장문을 내 “경찰 불기소 처분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이라며 “박 전 시장과 함께 일했던 전·현직 비서실 직원들은 피해 호소인, 김재련 변호사, 일부 여성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성폭력 사실을 호소 받은 적이 없으며, 성폭력을 피하기 위한 전보 요청을 묵살한 적이 없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측 법률 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경찰이 박 전 시장의 추행과 추행 방조 건에 대해서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혔어야 하는데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범죄 혐의와는 별개로 피해자가 소명하고자 했던 사실관계조차 경찰은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은 앞서 지난 7월10일 자정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경찰청은 같은 달 16일 '박원순 사건 전담 수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망 경위와 관련 의혹을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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