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전북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에서 ‘제동로(製銅爐)’가 추가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진안군에 따르면 전북가야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 일환으로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에서 실시한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 시굴조사에서 제동로를 추가로 확인했다.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창촌마을의 제동유적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 문헌에 기록된 ‘동향소(銅鄕所)’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제동유적은 동(銅) 생산과 관련된 유적을 통칭하는 말이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동 생산에 활용된 제동로 2기와 대형 폐기장(廢棄場) 등이 실체를 드러냈다. 특히 제동로는 동광석에서 동을 1차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제련로(製鍊爐)로, 국내에서 처음 조사되면서 학술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또한 슬래그(Slag), 노벽편(爐壁片) 등 동 부산물로 구성된 대형 폐기장은 국내에서 확인된 동 생산 폐기장 중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이번 시굴조사에서는 제동로와 폐기장이 추가로 확인됐다. 석재와 점토로 축조된 제동로는 강한 화기(火氣)로 인해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주변에 슬래그와 노벽편이 다수 산재한다. 제동로 동쪽에 위치한 폐기장에서는 숯, 슬래그, 노벽편 등이 확인됐다.
조사기관과 학계에서는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제동로와 폐기장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지면, 국내 동 생산체계와 제동로 구조 복원을 위한 핵심 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적과 가까운 지역에 1980년대까지 동광석을 채광하기 위해 운영된 ‘동향광산’과 연계하면 유적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량리 제동유적은 폐기장 등에서 수습된 유물과 자연과학적분석 결과, 9세기 중반을 전후한 시기인 나말여초(羅末麗初)기에 운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안군은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추진 중인 대량리 제동유적의 전라북도 문화재 지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유적의 존재가 추가 확인된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진해 유적의 조사·정비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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