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어르신들이 자녀들에게 보낸 영상편지로 큰 관심을 받았던 경북 의성에 이번에도 안부와 응원이 담긴 영상편지가 날아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설을 맞아 의성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이들이 안부를 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영상편지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날아들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타오(37)씨의 부모는 딸과 사위에게 그리운 마음을 담은 영상을 보냈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점곡면 출신의 김정훈(32)씨도 고향의 부모님께 잘 지낸다는 안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영상편지를 받은 한 어르신들은 “그래, 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어래이”라고 답하며 “보고싶지만 우야겠노. 그래도 건강이 최고지. 남사시러워서(부끄러워서) 아들한테 이런 말을 못해봤는데, 보고싶다 말도 해보고 좋네”라고 했다.
이에 의성 경찰 등 유관기관도 타향에서 부모와 자식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답신을 보냈다.
의성경찰서는 “사랑하는 가족이 보고 싶은 애틋한 마음 크실 것으로 알지만, 조금만 더 미뤄주셨으면 한다”며 “저희가 지역사회와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시고 설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지난달 15일부터 SNS를 통해 출향인들에게 ‘고향방문을 자제하고, 안부영상 편지를 보내달라’는 공지 글을 올렸으며, 영상을 보내겠다는 답이 1000여 명에게서 돌아왔다”고 했다.
군은 양궁 국가대표인 장혜진 선수와 의성군청씨름단 박정우 선수, 중국 함양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연씨 등이 참여한 동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인 ‘의성TV’와 SNS에 게시하며 이동 자제 분위기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의성군은 설에 내려오지 못하는 자녀들의 걱정을 덜고 어르신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홀몸 어르신 1000여명에 대해 설 연휴동안 적극 돌봄을 실시한다. 연휴기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명절음식을 전달하고 세배도 드리며, 특히 자녀들이 보내온 영상편지를 보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설 명절에도 그리운 얼굴들을 직접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많은 분들이 안부영상을 보며 용기를 내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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