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늦깎이로 대학 생활을 시작한 최범석(32)씨. 오는 19일 졸업을 앞두고 있는 최씨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취업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친구들보다 늦어지면서 불안했지만 자신이 정한 뚜렷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결과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지역 국립대에 입학,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중퇴 후 대구지역 클럽에서 디제이(DJ) 생활을 했다.
그 와중에 전문대에 입학, 관광 분야를 전공해 졸업 후 여행사에서 일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자존감도 떨어졌습니다. 너무나 힘든 와중에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 인적성 검사를 하고 가장 적합한 직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간호사를 꿈꾸게 됐습니다.”
최씨는 지난 2017년, 28살에 다시 대학 문을 두드린다.
영진전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최씨는 나이가 많아 겉돌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대학 생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동생 같은 동기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1학년 때는 반대표도 맡았다.
공부도 뒤처지지 않도록 열중해 상위권을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교수님들은 물론 선배들과도 교류하면서 전공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는 데 노력했다.
이렇게 대학 생활에 집중하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했고 마음에 안정을 찾으며 행복해졌단다.
“30대에 취업 준비는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30대에도 대학병원에 붙을 수 있다는 것을,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4학년인 지난해 수업이 끝나면 쉬지 않고 자기소개서를 썼고 여러 곳에 지원서를 냈다.
여러 차례 탈락했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고 자신이 만족할만한 병원에 합격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지원하고 또 지원했다.
이렇게 한 결과 지난해 2학기가 시작할 무렵 수도권 대학 부속병원과 대구지역 대학 병원에 예비 합격했다.
“예비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곳에는 예비라는 것에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다시 대구보훈병원에 도전한 그는 지난해 12월 드디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최종 합격 소식에 진짜 합격한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고 조금 얼떨떨했다”는 그는 “담당 교수님, 선배들로부터 진짜 잘 됐다. 또 동기들이 부럽다고 말해주었을 때야 합격이 실감 났다”고 했다.
대학을 입학하거나 재학 중에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주변에서 수많은 질타와 조언 같지 않은 조언을 들으며 겨우 버티고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드린다면 대부분 학교에는 진로, 취업, 학교생활 등에 대한 상담과 인적성 검사를 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추천하고, 대학생이 아니라면 전문적인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2021년, 간호사로 사회에 당당히 첫발을 내딛는 최범석씨.
“간호의 길이 비록 고되고 힘들겠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의 건강이 나아진다는 것은 매우 보람차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 강의실에서 배운 실력에 더해 더 연구하고 공부하는 간호사, 마음까지도 케어할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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