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해 지방금융지주의 실적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크게 뒷받침했다. 다만 BNK금융지주의 경우 순이익이 감소하며 실적 방어에 실패한 반면,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실적 상승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를 비롯해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포함한 지방금융지주 3사의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이 중 BNK금융지주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5193억원으로 지방지주 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반면 DGB금융지주는 33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증가했으며, JB금융지주는 36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특히 JB금융지주의 경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BNK금융,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 실적 하락…비은행 계열사 ‘선방’
BNK금융지주의 실적 하향의 주요 요인은 은행 계열사들의 부진이 컸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7.7%, 15.0% 감소한 1646억원과 3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계열사의 부진으로 인해 BNK금융지주의 전체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2조1845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BNK투자증권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계열사에서 큰 실적 향상을 이뤄내면서 비은행부문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9% 증가한 1524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은 BNK투자증권이 같은기간 154.3% 증가한 534억원, BNK자산운용은 204% 늘어난 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BNK금융지주의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출도 함께 늘어났다. BNK금융의 전체 판매관리비는 1조43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8% 증가했는데, 이는 부산은행에서 603억원, 경남은행에서 311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대손충당금도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부산은행(870억원), 경남은행(526억원)이 각각 대손충당금으로 들어갔다.
JB금융,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은행·비은행’ 실적 향상
지난 2019년 최대 실적을 갱신한 JB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실적 향상을 이끌어내면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3% 상승한 3635억원으로 집계됐다.
JB금융 계열사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와 시중금리 하락 등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 전북은행은 전년보다 13.4% 증가한 12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광주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한 16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B금융의 유일한 비금융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의 성장도 큰 실적향상의 요인이 됐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1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동기 대비 26% 성장했다.
JB금융지주의 경우 비이자수익과 이자수익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JB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2% 성장한 1조26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비이자수익의 경우 같은기간 51% 증가한 939억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 은행실적 하락했지만…‘비은행’이 실적 이끌었다
DGB금융도 BNK금융과 마찬가지로 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한 반면, 비은행 계열사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이 향상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DGB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1% 증가한 332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DG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383억원으로 전년대비 15.6% 감소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투자자의 유입이 활발해짐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31.4% 증가한 11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DGB캐피탈도 같은기간 30.8% 성장한 361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계열사의 순이익이 그룹사 전체의 순이익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DGB그룹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DG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한 1조4287억원 나타났으며, 비이자이익은 무려 217.2% 증가한 3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방금융 관계자는 올해도 비은행 계열사의 성패가 지방금융지주의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봤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대손충당금 적립을 비롯해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 등 은행계열사에서는 큰 실적 향상의 요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캐피탈이나 저축은행,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오는 실적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