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보기 아니다” 롯데 vs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놓고 '외나무다리' 

“간보기 아니다” 롯데 vs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놓고 '외나무다리' 

기사승인 2021-03-27 05:00:15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외나무다리서 만났다. 유통사의 온라인 역량이 앞날의 생존 여부를 결정 할 정도로 중요해진 지금, 양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정성 있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든 신세계든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빅3’로 도약하는 만큼, 양쪽 다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질문에 “본입찰 참여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커머스 환경이 급변하는 와중에서도 이마트가 성장해 나가는 것이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도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수와 관련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롯데 고위 관계자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11번가를 보유한 SK텔레콤과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 등이 예비 입찰에 참가했다. 이 중 유통사는 롯데와 신세계 두 곳뿐이다. 양측 모두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커머스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쿠팡 등 신흥 강자에게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있다. 

온라인에선 상대적으로 약자인 이들에게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인 만큼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 기준, 이 가운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롯데가 본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의 온라인 거래액은 단숨에 27조를 넘기며 네이버쇼핑과 견줄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쓱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거래액 24조원, 점유율 15%로 온라인 영토를 크게 넓힐 수 있다. 최근 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도 약속한 상태다. 여기에 신세계가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까지 품에 안게 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모두 아직까지 온라인에선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분위기를 반전 시키려 할수도 있을 것”이라며 “롯데는 롯데온의 수장까지 경질되며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고, 신세계 쓱닷컴도 약점으로 지적됐던 상품의 다양성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5조원 이라는 높은 가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미국 상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상대적으로 뜨거워진 측면이 있다”면서 “온라인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해도 5조원을 베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양 측 모두 득실을 신중히 따져 눈치싸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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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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