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LH사태)이 상호금융조합의 대출 규제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기 자금이 지역농협에서 집중적으로 대출이 나간 정황이 포착됐다. 금융당국과 정부도 상호금융을 대상으로 ‘대출 조이기’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 강화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불안정한 농·어업 조합원들에게 역차별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상호금융권에서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LH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시중은행을 비롯해 상호금융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비주택담보대출 전수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전체 금융권의 가계 비주택담보대출(비주담대)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내용을 오는 4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구체화할 방침이다.

해당 규제 방안에 대해선 자세한 사항이 나오진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비주택 LTV 비율 규제 확대 ▲농지 취득대출 심사요건 강화 ▲조합원과 비조합원간 대출 비율 조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호금융대출 조합원 대출 비율 규제가 확정된 바가 없다고 상호금융권을 진정시켰지만,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는 상호금융 비조합원 대출 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은 상호금융 대출 규제 강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 상호금융들은 더 위축되고, 조합원들의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농협이나 수협의 경우 걱정이 더 크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경제사업을 금융사업을 통해 상쇄하는 상황이다 보니 대출 규제로 금융사업이 타격을 입으면 농·어민들에게 피해가 이어진다는 것.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은 총 자산을 보면 시중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독립 법인들이 뭉쳐져 있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크게 나타난다”며 “최근 LH사태로 인해 도입될 대출 규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면 일반 금융사와 다르게 지역 내 소규모 법인들은 충격 흡수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대출 규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자산 규모에 맞춘 차등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 농어민이나 서민 등 조합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영농자금 부분의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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