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막막한 ‘비대면 면접’ 앞둔 취준생을 위한 안내서

[이생안망] 막막한 ‘비대면 면접’ 앞둔 취준생을 위한 안내서

기사승인 2021-04-25 05:00:02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자기소개 1분 동… 해보시겠…’ 면접관 소리가 끊겨서 들리더니 갑자기 튕겼어요. 다시 접속했지만, 답변을 더 요구하진 않았어요. 다대다 면접이었는데 저만 손해 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취업 준비생 A씨(28)

“집에서 온라인 면접을 보고 있었는데 도시가스 점검을 해야 한다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원룸이라 화면 너머로도 소리가 다 들렸나 봐요. 면접관이 갔다 와도 괜찮다고 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도 될지 난감했어요” - 취업 준비생 B씨(25)

1차 서류 심사를 간신히 통과하고 어렵게 당도한 면접의 문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다고 통보받았다. 잠깐. 뭐부터 준비해야 하지? 부모님이 갑자기 문을 연다든지, 옆집 강아지가 짖는 등 친구들은 웃지 못할 경험담을 전했다. 진땀 나는 상황을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막막한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돌발상황 방지하는 ‘비대면 면접 안내서’를 준비했다.

A. 장소 선택하기 
면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비대면 면접 특성상 소음이나 인터넷 연결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면접관의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뒷배경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단색 배경의 벽 앞을 추천한다. 깨끗한 뒷배경과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망, 조용한 환경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곳이 베스트다. 

Tip! 최적의 장소 찾기
1. 집 (돌발상황 방어: ★★ / 지출: ☆ / 안정감: ★★★★★)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면 집도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택배나 개 짖는 소리 등 면접 시간에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자.

2. 카페 (돌발상황 방어: ★ / 지출: ★★★ / 안정감: ★★)
조용한 카페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갑자기 손님이 몰려 시끄러워질 가능성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기고 카페에서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다. 소액의 커피값 지출도 단점이다.

3. 스터디룸 (돌발상황 방어: ★★★★ / 지출: ★★★★★ / 안정감: ★★★)
5000~6000원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2시간 동안 스터디룸도 대여가 가능하다. 돌발상황 방어율도 지출 금액 대비 훌륭한 수준이다.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인지 사전에 꼭 체크하자.

B. 복장 준비하기 
비대면 면접의 장점은 대면 면접보다 옷차림에 신경을 덜 써도 괜찮다는 점이다. 그러나 복장은 면접자의 태도를 보여주는 하나의 요소기 때문에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하의도 챙겨 입어야 할지 고민될 수 있다. 화면엔 상반신만 비치더라도 하의까지 갖춰 입길 추천한다. 자칫 카메라를 건드려 꽃무늬 수면 바지를 들키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마땅한 면접 복장이 없다면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대학 등에서 지원하는 대여 서비스를 찾아보자. 서울시에 산다면 광진구에 위치한 비영리 업체 ‘열린 옷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정장을 대여할 수 있다. 안산시, 천안시, 대구시 등은 지자체에서 기업과 협약을 맺고 무료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 면접 환경 세팅하기 
대면 면접은 면접장 문을 열고 들어가 면접관에게 인사하는 순간부터가 시작이었다. 비대면 면접은 카메라 구도부터 조명까지 화면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화면 설정이 의외로 도움 될 수 있으니 미리 세팅해보자.

-카메라 구도: 상대방이 보기 편한 구도를 잡아야 한다. 카메라가 시선의 정면보다 조금 위에 있도록 설정하는 것을 권한다. 화면이 배꼽 윗선에 걸치는 정도가 좋다. 휴대전화는 삼각대를 이용하고, 노트북은 책을 아래에 받쳐서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조명 준비: 환한 인상을 위해 조명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집에 채광이 든다면 창문 옆에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연광이 없다면 LED 스탠드 조명 설치를 추천한다. 카메라 렌즈 위쪽에 조명을 두면 얼굴이 밝아 보일 수 있다. A4 용지를 책상에 깔아 반사판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시선 처리: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고 이야기해야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는 느낌이 날 수 있다.  화면 속 면접관을 보고 말하면 시선이 아래로 향한 것처럼 보여서 자칫 자신감 없어 보일 수 있다. 카메라 렌즈 옆에 작은 스티커를 붙이고 그곳을 보며 말하는 방법도 있다.

-음성 체크: 사전에 휴대전화나 노트북 음질을 체크해야 한다. 하울링 등 잡음이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또렷이 들릴 수 있도록 이어폰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특히 비대면 면접이기 때문에 통신 연결에 시간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 오디오가 겹치지 않게 한 박자 쉬고 답변하는 것이 좋다.

D. 리허설 해보기
면접 시 이용하는 화상회의 플랫폼에 미리 접속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녹화 버튼을 누르고 영상을 찍어보자. 자신의 부족한 점이 보일 것이다. 카메라를 앞이 어색하더라도 실제 면접장에 있다고 생각하고 연습한 뒤 영상을 다시 확인해본다면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면접 직전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도록 연습해보는 걸 추천한다. 대면 면접과 달리, 비대면 면접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대면 면접의 돌발상황이 점수를 얻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난감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면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 나라면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보는 걸 권한다.

E. 지원 프로그램 활용하기
달라진 면접 풍경에 각 대학교와 지자체도 취업 준비생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지역이나 소속 대학교의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서울시 관악구는 스터디룸 대여,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와 안산시는 AI 면접 지원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면접을 위해 헤드셋, 웹캠, 모니터가 갖춰진 독립된 공간을 지원한다.

AI 모의면접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엠그라운드’ 앱으로 면접 영상을 촬영하면 AI가 면접자의 표정, 목소리, 발음, 속도, 시선 등을 분석해준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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