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학교에 남은 일제 잔재, 교가·교목·교훈에 남아

전북 학교에 남은 일제 잔재, 교가·교목·교훈에 남아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일제 잔재 현황 파악 연구보고서 공개

기사승인 2021-07-12 13:56:56

[쿠키뉴스] 김영재 기자 =전북지역 학교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무형의 일제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북교육정책연구소(소장 최은경)는 도내 학교에 남은 일제 잔재의 현황을 파악하고, 기초 자료를 구축해 정리한 ‘일제 잔재 현황’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학교 안 일제 잔재-어디까지 알고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연구는 초·중등교사 6명, 정책연구소 파견교사 2명, 담당 연구사 등 9명이 TF를 꾸려 지난 1월부터 6개월 여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는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친일 인물·교가·교표·교목·교화· 교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석물 및 건축물, 학교문화 및 용어에 대해 살펴봤다.

조사 결과, 학교 교가에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친일인명사전에 의해 친일 인물로 분류된 작곡가가 작곡하거나 군가풍·엔카풍 멜로디를 포함하는 학교가 다수 발견됐다. 

특히 ‘조국에 바쳐’, ‘00학도’, ‘이 목숨 다하도록’ 같은 일제 군국주의 동원 체제에서 비롯한 표현이 포함된 교가도 있었다. 

앞서 도교육청은 25개교를 청산 대상 교가로 선정한 가운데 지난 2019년 10개교가 학교구성원의 동의를 얻어 교체 작업을 진행했고, 나머지 학교들은 올해 교가 교체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표에서는 1순위 욱일문·일장기·국화문·벚꽃문양의 학교가 21개교로 조사됐다. 욱일문과 일장기는 일제 강점기 군사 마크로 사용됐고, 벚꽃문과 국화문은 일본 황실에서 사용된 마크로 현재도 일본 황실과 훈장에서 계승되고 있다.

일제 잔재로 규정한 가이즈카 향나무, 히말라야시다, 금송을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91개교로 집계됐다.

학교 부지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강점기 석물이나 건축물도 조사됐다. 군산 발산초의 옛 일본인 농장창고, 전주 풍남초와 전주초의 봉안전 기단 양식, 일부 학교의 충혼탑 등이 대표적이다.

일제 잔재로 남아 있는 학교 현장·행정분야 용어와 학교문화는 교육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개선대상 용어로는 시정표(→시간표/일과표), 시건장치(→잠금장치), 납기(→내는 날), 신입생(→새내기), 절취선(→자르는 선), 졸업사정회(→졸업평가회), 내교(→학교 방문) 등 학교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들이 있다.

또 역대학교장이나 기관장 사진 게시는 외부공간에 게시하거나 차렷·경례 같은 군대식 인사 표현도 바꿔나가야 할 일제 잔재로 꼽혔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최은경 소장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지속적으로 일제 잔재의 의미에 정확히 알고,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발간된 책자는 전북지역 학교, 교육지원청, 직속기관과 국회도서관 등 외부기관에도 전달해 교육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정책연구소는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전북지역 학교의 일제 잔재 현황을 주제로 한 포럼을 오는 9월 말 개최할 예정이다.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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