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대한석탄공사 유정배 사장이 퇴임을 한 달여 앞두고 차기 춘천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 사장은 29일 쿠키뉴스와 만나 올 9월 퇴임 후 지역의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춘천시장 출마 의사를 확고히 했다.
유 사장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퇴임이 한 달 남았다. 그동안의 소회를 부탁한다.
취임식을 가진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취임직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조직의 사기 진작이었다.
2017년부터 매년 계속돼 온 생산감축과 지속적인 구조조정, 취약한 재무구조 등으로 석탄공사는 불투명한 미래와 바닥으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 등으로 조직문화 개선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직원들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결집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직원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노력들을 차근 실천해 나갔던 3년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다행히 직원들도 경영방침을 잘 이해해주고 충실히 따라주었고, 2019년부터 작지만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재임 중 가장 큰 업적을 꼽는다면.
첫째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6년 만에 C(보통)등급을 달성한 것이고, 두 번째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20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은 것이다.
경영평가 C등급이 뭐 대단한 거냐고 할 수 있지만 석탄공사는 2016년 기능조정기관으로 선정돼 매년 석탄생산과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
따라서 경영환경이 불리할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정부가 정한 평가기준이 기능 조정기관으로서 구조조정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에 의해 결과적으로 2015년 D, 2016년 E, 2017년 E, 2018년 E등급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으나 정부를 설득하고 조직 구성원들을 독려해 2019년 D 등급, 2020년에 비로소 C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주로 강조하는 남북경협의 의미와 진척된 상황을 알려주신다면.
남북경협은 우리가 일본을 제치고 선진국을 넘어 아시아 경제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사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석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석탄을 캐는 것 자체가 경제성이 없지만 북한의 석탄자원은 정상 국가로 일어설 경제적 기반이다. 남북한 경제의 연계를 강화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강대국 정치가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는 시기에 남과 북의 경제교류와 연계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면 민족의 부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그 첫 단추는 북한이 가장 원하는 석·연탄을 매개로 기술, 인적 교류에서 출발해서 전기, 철도 협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석탄공사는 ‘서민에너지에서 평화에너지’라는 슬로건으로 '남북경협학교'를 개설하는 등 공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남북 경협을 준비하고 있다.
석탄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적인 기술력과 인력을 기반으로 남북 평화 공존시대에 북한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임기를 마치고 내년 대선과 지선에서 민주주의 발전과 춘천경제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그동안 신세 진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춘천을 위해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경제성장 전략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고, 둘째는 수부도시로서의 자존심 회복이다.
기업유치나 국책사업 유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각종 보호지역으로 묶인 규제도 풀어야 하고,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해야 한다. 일자리가 없어서 춘천을 떠나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산업구조 재편에 대한 국가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동향을 살펴 춘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향후, 한국경제는 80년대의 3저호황에 버금가는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서 춘천의 지경학적 조건에 맞는 산업전략, 경제성장 전략을 시민들에 제시해서 춘천이 수부 도시의 실력을 회복할 경제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경제성장 전략에 따라 대략 3만 명이 넘는 청년 대학생들이 서울에 가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취·창업에 대한 도전이 자유롭게 일어나도록 행정지원체계를 대폭 정비해야 한다. 금융, 마케팅, 판로, 창업공간지원 등 행정이 나서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잘 갖춰진다면 춘천과 같은 환경에서는 수도권 청년들이 오히려 역으로 춘천에 와서 기술창업, 사회적 창업에 도전하는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수부도시로서의 자존심 회복이란 말은 기업도시·혁신도시 유치 실패, 태권도 공원 유치 실패 이후 박탈감에서 정치구호처럼 사용됐다.
즉, ‘하드파워(Hard Power)’에 대한 상실감에 비롯됐다. 물론 경제도 중요하지만 수부도시 춘천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소프트파워(Soft Power)’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프트파워의 원천은 역사와 문화이고, 따라서 춘천은 역사도시·문화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한편 대한석탄공사는 1950년 설립된 대한민국1호 공기업으로 석탄을 채굴하는 기업이다. 석탄은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산업은 물론 전 국민의 취사와 난방을 해결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그러나 석유·가스 등 에너지원의 다변화로 1988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2016년에는 기능조정기관으로 지정, 그리고 기후위기 등으로 서서히 퇴출되는 중이었다.
2018년부터는 각종 정부평가에서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면서 회사의 분위기가 반전되며, 사업 다변화를 통한 회생의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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