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전국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9일 0시부터 22일 자정까지 2주간 연장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현재 당면 목표는 향후 2주간의 거리 두기 연장을 통해 수도권에서 뚜렷한 환자 감소세를 만들어내고, 비수도권은 증가세를 정체시켜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예견된 상황이라면서도 사실상 여름 장사를 망쳤다며 우려한다. 앞선 4단계 조치로 오프라인 업계에서는 서서히 매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난달 12일 이후 이달 1일까지 3주간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 신장률이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보복 소비 트렌드로 고신장하던 해외 명품의 상승세가 다소 꺾인 데다, 패션·식품 등 부분의 매출이 타격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여름 특수를 누릴 시기지만 표정이 어둡다. 홈플러스의 최근 3주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전후 하락했다. 동기간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신장률 역시 0.5~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임시 휴점’ 사태도 겪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출입구에 QR과 체온계를 비치하며 방역에 고삐를 쥐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발생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외식·숙박업계에도 날벼락이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휴가철 극성수기인 7월 말과 8월 초에 적용되는 만큼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이동통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서울을 찾은 외부 방문자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일평균 112만4782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7% 감소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20.1%, 17.3% 줄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됐던 12일 이후부터 객실 예약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8월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성수기를 모두 놓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주말 예약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4단계로 전 객실의 3분의 2 수준에서만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차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올해 처음으로 하락했다. CCSI는 지난해 12월 91.2로 떨어진 이후 올해 들어서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지만, 올 들어 첫 하락세가 심상찮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백신 접종과 수출 호조로 CCSI가 상승했지만, 4차 대유행을 맞아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일 신규 확진자는 벌써 한 달 넘게 1000명을 훌쩍 웃돌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거세져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토요일에도 1700명대 확진자가 쏟아져 정부는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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