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괜찮을까" 백신 부작용 걱정하는 부모들
31일 주요 포털사이트의 맘카페, 커뮤니티 등에는 12~17세 자녀 백신 접종과 관련한 고민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질문 내용 상당수는 "아이에 코로나 백신을 맞출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지역 맘카페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젊은 사람들도 백신 맞고 후유증이 있고 백혈병도 생겼다는 사연까지 나오는 이 때에 아이들에게 선뜻 주사를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만약에'라는 생각이 들어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 글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저는) 2차까지 맞았지만 아이들은 망설여진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 접종에 용기를 냈지만 어른들도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마당에 아이한테 접종하라고 하기 어렵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공감했다.
중학생 자녀가 있다고 밝힌 누리꾼은 한 온라인 카페에 "청소년 백신 접종으로 내년에는 등교 수업 희망이 보이는 건 다행"이라면서도 "그래도 부작용 걱정은 된다"고 적었다. 이 글에도 대다수 회원이 "개인 방역에 신경쓰고 (백신은) 안 맞힐 것"이라며 다소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학생·교직원 확진 여전…꺾이지 않는 확산세
청소년 자녀를 둔 일부 가정에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학교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동안 전국에서 512명의 학생이 확진됐다. 하루 평균 128명꼴이다. 1135명(19~25일, 하루 평균 162.1명)이 확진됐던 지난주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교직원 확진자는 늘었다. 교직원의 경우 지난 26~29일 전국에서 30명이 확진됐다. 일평균 7.5명꼴이다. 직전 일주일에는 43명의 교직원이 확진돼 일평균 6.1명을 기록했다.
9월6일 이후 추진되는 등교 확대에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9일 발표한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통해 다음달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지역에서는 전면등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4단계일 때에도 초·중학교는 밀집도 3분의2 내에서 부분 등교하며, 고등학교는 전면 등교도 허용된다.
수도권, 부산 등 일부 4단계인 지역을 제외한 11개 시·도는 9월6일 이전에 등교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12세 이상 화이자 허가…해외 주요국, 청소년 대거 접종
정부는 12~17세 백신 접종으로 교내 전파 위험을 줄일 계획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코로나19 예방접종에서 빠진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가 4분기부터 백신을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12~17세 청소년은 화이자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대입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들이 백신 접종을 마친 만큼큼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접종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 백신 투약 연령을 만 12세 이상으로 허가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도 청소년들이 대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이다.
소아·청소년 접종의 효과에 대한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영국에서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12~15세 고위험군 청소년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발생한 부작용이 3일 이내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내용은 영국의학협회 학술지(BMJ) 8월호에 실렸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가벼운 증상만 겪고 넘어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큰 부작용을 겪을 것으로 우려됐던 뇌성마비 등 심각한 신경학적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확인했다.
12세 자녀를 둔 이모(38)씨는 "접종 부작용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안전하는 판단에 12세 이상 아이들의 접종을 시작했을 것이고, 실제로 해외 사는 지인의 자녀가 백신을 맞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접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36)씨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 등교 문제가 논란이 됐을 때 온라인에선 등교를 안 시키겠다는 말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등교 안하는 아이들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라면서 "청소년 백신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부작용이 걱정된다고는 하지만 등교를 계속 해야 하는 만큼 접종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