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456억 서바이벌 ‘오징어 게임’, 참여하시겠습니까 [들어봤더니]

상금 456억 서바이벌 ‘오징어 게임’, 참여하시겠습니까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09-15 12:56:32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일본 만화에서 볼 법한 서바이벌 게임 장르가 한국 드라마로 탄생했다. 오는 1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어려움에 몰린 성인들이 상금 456억 원을 얻기 위해 어린 시절 골목에서 하던 놀이를 벌이는 내용을 다뤘다. 게임에서 패배하거나 중단하면 목숨을 잃는 잔인한 게임에 뛰어든 인물들의 사연과 여섯 개의 게임을 돌파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영화 ‘도가니’,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허성태 등이 출연한다. 15일 오전 11시 열린 ‘오징어 게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황 감독과 배우들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 “‘오징어 게임’ 대본, 12년 전에 완성했어요”

황동혁 감독은 친부모를 찾는 주한미군 입양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마이 파더’로 2007년 데뷔했다. 다음해 만화책을 읽으며 다음 작품을 구상하던 황 감독은 당시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만화책을 읽다가 ‘이걸 한국식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곧바로 구상을 시작했고 2009년 대본이 완성됐다. 하지만 투자도, 캐스팅도 어려웠다. 어렵고 잔인하고 낯선 이야기라는 반응이었다. 서랍 속에 들어간 작품은 10년 후 다시 빛을 봤다. 황 감독은 “대본을 쓰고 10년이 지나니까 게임에 어울리는 세상이 돼 있었다”며 “다시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재밌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전에 쓴 대본을 2년 전쯤 다시 확장해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제작발표회. 넷플릭스 제공

△ “‘오징어 게임’은 경쟁 사회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임”

‘오징어 게임’은 예고편에서 공개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총 여섯 개의 게임으로 진행된다. 이 게임들은 우리가 사는 경쟁 사회의 축소판이다. 제목을 가장 격렬한 놀이인 ‘오징어 게임’으로 정한 이유도 그래서다. 어린 시절 같이 놀던 친구에서 엇갈린 삶을 사는 기훈(이정재)과 상우(박해수)를 같은 공간에 같은 옷을 입혀 ‘이란성 쌍둥이’처럼 그리려고 했다. 극도의 경쟁 사회에선 모두가 약자라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다. 황 감독은 “‘우리는 왜 매일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경쟁은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단순한 게임… 게임보다 사람에 집중”

서바이벌 게임 장르는 몰입하기 쉬운 점이 장점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정해진 규칙을 갖고 참가자들이 어떻게 게임을 풀어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게임으로 차별화했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게임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는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 대신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게임을 전혀 모르는 외국 시청자가 봐도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황 감독은 “보통 서바이벌 게임은 승자가 어떻게 이기는지에 초점을 맞추지만, ‘오징어 게임’은 승자보다 패자에 초점을 맞춘다”며 “패자들의 역할이 없다면 승자가 존재할 수 있는지 묻는다”고 귀띔했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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