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기관리 능력 ‘물음표’…대처방안 있나

이재명 위기관리 능력 ‘물음표’…대처방안 있나

‘황교익 보은 인사’, ‘화재 먹방’ 등 돌발 악재 터져
지난 2017년 판교 환풍구참사 두고 ‘진실공방’

기사승인 2021-10-01 06:00:1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험대에 올랐다. 자신의 강점으로 ‘위기 돌파형 리더’를 내세웠지만, 정작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다.

대표적인 예로 ‘이천 쿠팡 화재 먹방’ 논란이 있다. 발단은 지난 6월17일이었다. 당시 경남 창원을 방문한 이 후보는 황교익씨와 떡볶이를 먹는 유튜브 촬영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영상물 촬영일은 새벽부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날이었다.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 작업 중이었다. 오전 11시30분쯤에는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됐다가 이틀 후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후보는 다음날 새벽 1시30분쯤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이후 약 20시간 만이다. 화재 상황 대응보다 유튜브 촬영을 우선순위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후보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당일 찍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당일 화재 진화 상황에 대해 이 지사가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 관련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역시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라며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황교익TV 캡처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경기도가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언급한 부분 때문이다.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 측 이기인 대변인은 지난달 논평을 내고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1400만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과거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발생한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도 다시 주목받았다. 해당 사고는 지난 2014년 10월17일 발생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관람객이 추락했다. 16명이 사망했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 후보는 책임소재 여부와 미숙한 대응으로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다. 사고 발생 3년 후인 지난 2017년 박수영 전 경기부지사는 사고 수습 과정 비화를 공개하며 이 후보와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부지사는 사고 당시 이 후보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그는 “어떤 사고든 책임소재를 가리기보다 수습이 우선이다”라며 “경기도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수습에 들어가고 최종 합의서에 부지사인 내가 사인을 했다. 성남시에서 일어난 사고에 성남시가 책임이 없다면서 사인하지 않는 게 정상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박 전 대통령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후보와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잇따라 터진 산하기관 인사 논란도 이 후보의 한계론에 힘을 실었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정의찬 사무총장은 지난달 사표를 제출했다. 과거 범죄 이력으로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정 전 총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재단 이사장인 이 후보가 직접 임명했다.

앞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맛 칼럼니스트 황씨도 ‘보은 인사’ 의혹에 휩싸였다. 황씨는 과거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을 옹호한 인물이다. 유사한 논란이 계속 불거질 경우, 이 후보를 둘러싼 부정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 캡처.

야당은 무분별한 인사 원칙을 지적하며 맹공을 펼쳤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긴급현안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뻔뻔하게도 유능, 청렴을 내세우고 있다. 조국의 위선과 너무나 소름끼치게 닮은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 후보 자질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이재명 게임’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로 떠오르면서다. 국내 정치 사회 상황에 빗댄 ‘오십억 게임’ ‘문재인 게임’ 등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재명 게임’은 오징어 게임속 장면에 이 후보의 모습과 자막을 합성한 패러디물이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 벌어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기본소득’,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여배우 스캔들’ 등 각종 논란을 비꼰다.

네티즌은 “이재명게임은 현실이라 더 무섭다”, “오징어게임보다 무시무시한 이재명 게임”, “이 후보는 기본이 안되어 있는 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막론하고 이 후보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라며 “이 후보가 잇따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면돌파하는 방법밖에 없다. 명확한 증거를 토대로 해명에 나서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