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 ‘4강전’을 앞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제6차 방송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가 결정되는 자리인 만큼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다만 ‘대장동 의혹’에 관해서는 한목소리로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尹·洪 집중 견제…위장당원·막말 논란 비판
5일 밤 열린 KBS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제6차 방송토론회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위장당원’ 발언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윤 후보는 최근 당원 급증에 대해 “위장 당원이 포함됐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하태경 후보는 “윤 후보는 위장당원 해명을 하며 ‘민주당에 맞서자는 뜻인데 진의가 왜곡됐다’고 말했다”며 “윤 후보 입은 문제 없는데 국민이 듣는 귀가 문제 있다는 것이냐.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입당한 분들은 환영한다”면서도 “본선에서 찍지 않을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실제 많이 있다”고 답변했다.
유승민 후보도 “위장당원 증거가 없지 않으냐”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윤 후보는 “증거가 있다”며 “국민의힘 (온라인) 갤러리에도 민주당이나 친여 성향 지지자들이 이중가입을 하면서 언제까지 하면 누구를 찍을 수 있냐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증거가 있다면 계속 문제로 삼아야겠네요”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매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후보를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홍적홍(홍준표의 적은 홍준표)’, ‘막말병’ 등 가시돋힌 설전이 펼쳐졌다.
하 후보는 홍 후보가 최근 당원 간담회에서 당내 후보들을 겨냥해 ‘저놈은 X랄하던 놈’, ‘4강 투표에서 하태경을 떨어트려 달라’ 등 발언한 것을 두고 ”막말 병이 도졌다“고 직격했다.
홍 후보는 “(욕설과 관련해) 하 후보를 특정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4강 때 하 후보를 정리해달라는 이야기는 했다”고 해명했다.
하 후보는 “2011년 개성공단 확대 이야기를 했다가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위장 평화를 비판한다”며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어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표현에 빗대 “홍적홍(홍준표의 적은 홍준표)”라고 비판했다.
洪 “비호감도 어떻게 극복?” 尹 “洪에 배우겠다”
‘2강체제’를 달리는 선두주자 간 신경전도 팽팽했다.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을 함께 거론하면서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유동규 전 전 성남도시개발공시 본부장과의 관계를 윤 후보와 손준성 검사의 관계에 빗댔다.
홍 후보가 “(윤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면 이 지사도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두 사람이) 직무상 상하 관계, 결재 관계”라고 언급했다.
이에 홍 후보가 “손 검사가 (고발사주 건으로) 구속되면 윤 후보도 똑같이 직무상 상하관계 아닌가”라고 되묻자 윤 후보는 “그건 시킬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수 차례 말했다”고 맞받아쳤다.
또 홍 후보가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여야 ‘빅4’ 중 윤 후보가 비호감도가 제일 높은데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고 지적하자 윤 후보는 “비호감도가 낮은 홍 후보에게 배워야겠죠”라고 응수했다.
대장동 놓고 한목소리…이재명 난타
다만 후보들이 ‘원팀’을 이룬 순간도 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을 꺼내들면서다.
원희룡 후보는 “이 후보의 형인 이재선 씨가 회계사로서 동생이 조폭과 개발 꾼들의 유착관계로 성남시청이 비리 소굴로 변해가던 것을 지적하면서 제거됐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홍 후보는 “(이 후보가) 왜 자기 형과 형수에게 욕했나 궁금했는데 조사하면 나올 것 같다”고 동조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의 배임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이 후보의 관계를 “직무상 상하관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시장(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이 모르거나 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재판과 관련해 형사처벌을 받으면 재심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후보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판결에 참여한 뒤 화천대유 고문으로 몸담았던 것을 언급했다. 이를 “불법 재판 거래”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이 지사에 대해선 후보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했는데, 박영수 전 특검도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며 “증거가 맞는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