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는 나이와 장르,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노래를 사랑하고 무대를 갈망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디션을 표방한다. ‘대국민 희망 프로젝트’라는 수식어도 붙였다.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성공시킨 TV조선이 야심 차게 준비한 새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국민가수’는 참가자를 1020 세대로 한정했던 최초 기획과 달리, 전 연령대로 문을 열어 콘셉트를 가늠키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기우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참가자들을 모으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미스·미스터트롯’에서 보여준 독특한 구성도 더해졌다.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상경부’(서울로 올라온 지방 거주 참가자가 모인 팀), ‘무명부’(무명가수가 모인 팀), ‘타오디션부’ 등 참가자들을 직관적으로 나눈 분류법이 호기심을 더했다. 자극적인 편집도 있었으나 개성 강한 참가자들과 어우러져 몰입도와 신선함을 더했다. 첫 회 시청률은 1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민가수’가 어떤 가수를 만들고 싶은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전 연령을 아우르는 차세대 K팝 스타 발굴’을 홍보 문구로 내세웠지만 Mnet ‘슈퍼스타K’, KBS2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이하 새가수)와 ‘미스·미스터트롯’ 등 여러 오디션 장르가 뒤엉킨 느낌을 준다. 참가자들은 SNS 스타, 현역 가수, 오디션 우승자 등 다양했고, 선곡 역시 대중가요부터 포크, 팝 등 폭넓었다. 다만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마스터 군단은 발라드(백지영·김범수·이석훈·케이윌), 트로트(이찬원)와 아이돌(김준수·오마이걸 효정) 등 한정적인 장르 가수다. 이들이 어떤 가수를 ‘국민가수’로 판단할 것인지도 쉽게 와닿지 않는다. 프로그램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갈지가 관건이다.
■ 볼까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좋아했다면 추천한다. 심사위원과 세트, 편집 방식까지 TV조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하다. ‘새가수’, ‘슈퍼스타 K’ 시리즈와 JTBC ‘싱 어게인’, SBS ‘판타스틱 듀오’ 등을 재미있게 봤다면 익숙한 얼굴들을 다시 만날 기회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게도 역시나 권할 만하다. 부모님과 함께 시청할 프로그램으로도 적격이다.
■ 말까
반복되는 참가자들의 열정과 눈물이 가득한 화면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다른 프로그램을 권한다. 뚜렷한 주제가 없어, 어떤 가수를 뽑는 건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폭넓은 연령대에 장르까지 다양하다 보니 중구난방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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