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악재에 흔들리는 국민의힘…지도부는 ‘전략 없음’

부동산 악재에 흔들리는 국민의힘…지도부는 ‘전략 없음’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윤석열 다운계약서' 등 돌발 악재 터져

기사승인 2021-10-10 06:00:19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민의힘이 잇따른 부동산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도부는 ‘의혹→의원직 사퇴→당의 사의 표명’만 공식처럼 반복할 뿐,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대표적이다. 시작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의혹이었지만 국민의힘이 되려 역풍을 맞았다.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 아들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불똥은 ‘윤석열 다운계약서’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9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친누나가 윤석열 후보 부친으로부터 연희동 단독 주택을 구입한 것에 대해 “부동산 이상 거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해명에 나섰다. 김씨가 부친의 집을 매입한 건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이다. 또 부친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연희동 주택을 급히 처분했고 정상적인 거래라며 매매계약서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윤희숙 전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 투기 의혹도 재조명됐다.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윤 전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정황 등을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하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의 사퇴안은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략 부족이 꼽힌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문제를 돌파할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과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선출 직후 권익위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보다 더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준”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대응은 달랐다. 지난 8월 말 권익위가 12명의 소속 의원을 부동산 의혹 대상자로 통보하자, 절반인 6명을 탈당 또는 제명 대상으로 삼았다. 여당의 전원 탈당 권유 조치에 강제력이 없다고 비판해왔지만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윤 전 의원만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놨다. 당 전체에 대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곽 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논란도 지도부 한계론에 힘을 실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해당 사안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그런 제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곽 전 의원) 본인에게 경위를 물어보니 언론 보도와 같은 형태의 그런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의혹이 불거진 뒤 탈당한 곽 전 의원도 지난 2일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거취를 결단해달라’는 당내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부동산 관련 악재를 만날 때마다,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근본적 해법인지를 두고는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정치권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 내부를 이간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시고 있는데, 지금은 국민의힘 내부부터 추슬러야 될 때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게 두 번째 실망하는 것은 이 대표가 낡은 정치 문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대표가 당선되고 지금까지 어떤 미래비전과 정책적 대안을 내놓은 것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적 대안을 내놓아야 야당다운 야당”이라면서 “상대를 공격부터 하고 덮어놓고 뒤집어씌우는 일에만 전력하는 것은 국민들이 젊은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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