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말 할인 행사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앞두고 국내 이커머스 업체도 반격에 나섰다. 가성비를 따지는 해외 직구족의 마음을 잡기 위해 대규모 할인 판촉전과 함께 교환‧환불 등 번거로운 문턱을 최소화하며 직구족 마음을 국내로 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몰 등을 통해 외국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행위다.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렵거나 국내에서 구매하면 더 비싼 품목을 해외 인터넷몰을 통해 직접 구입하는 것이다. 관세청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직구로 지출한 금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약 2.3배 늘었다.
이 같은 추세에 국내 이커머스들도 ‘블프’ 기간 해외 직구 기획전을 열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행사 기간 해외 현지에서 할인 폭이 판매가에 적용되는 데다, 자체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 가성비가 ‘해외직구’ 못지않다는 것이다. 교환 환불 등의 절차도 개선에 나섰다. 해외직구와 엇비슷한 혜택을 마련해 직구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아마존과 동맹을 맺은 11번가는 ‘블랙프라이데이’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는 30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 세일 행사를 열고 11번가가 운영 중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판매 순위가 높았던 제품들을 골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영양제, TV, 커피머신, 양털 슬리퍼 등 현재 11번가 내 해외직구 카테고리에 있는 상품들도 할인 대상이다.
신세계 쓱닷컴도 오는 28일까지 ‘블랙 쓱 프라이데이’를 진행한다. 명품·패션·가전 등 10만여개 상품, 100억원 규모 물량을 할인해 선보인다.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부터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 등 해외 직구 상품을 프로모션 상품으로 내놓는다. 할인전에 추가로 적용 가능한 최대 12% 할인 쿠폰도 함께 발급할 예정이다.
롯데온도 같은 기간 해외 직구 제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더 블랙 위크‘ 행사를 한다. 명품 의류와 가전 등 해외직구 상품 1만종, 50억원어치의 물량을 마련했다. 명품 편집매장 ’롯데탑스‘와 롯데면세점도 행사에 참여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해외 직구 성장세에 맞춰 지난 6월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상품 강화에 나서왔다”라고 전했다.
티몬도 오는 25일까지 ‘해외직구 브랜드 위크’를 열고 가전, 건강식품 등을 특가에 선보이고 추가 2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티몬이 지난해 해외직구 부문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블프 시즌인 11월 매출이 전월대비 130% 증가했다. 티몬 내 해외직구 매출은 월평균 20%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도 오는 29일 오전 9시까지 진행하는 '블.프 위크'를 통해 직구TV, 명품, 가전, 건강식품, 패션잡화, 분유 및 유아식, 직구타이어 등을 특가에 판매한다. 블.프 핫딜 코너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디지털 인기 상품을 특가에 선보이고 26일부터는 마지막 4일간 한정 특가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G9 해외직구팀 김민욱 매니저는 “선물 수요가 증가하는 연말에, 위드코로나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가의 명품이나 디지털,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직구족도 증가하고 있다”며 “11월 말까지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직구 특집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만큼 큰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