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일부 아파트에서 벽면에 설치된 월패드가 해킹돼 사생활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 25일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들은 "무서워서 살겠나" "스티커로 급하게 카메라 가렸다" 등 불안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월패드는 도어락, 조명, 난방 등 가정 내 기기들을 원격으로 작동하거나 밖에 누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다.
그런데 최근 해커에 의해 월패드 시스템이 해킹되면서 카메라를 통해 가정집 내부 영상들이 대량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월패드 해킹 리스트'가 떠돌기도 했다. 월패드 카메라를 해킹해 거주민의 사생활 영상이 다크웹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 해당 리스트에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이 언급돼 있다.
앞서 IT조선은 최근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800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찰은 해킹 명단에 오른 아파트 700여곳 가운데 일부에서 해킹 흔적을 확인하고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아파트 월패드 해킹 정황이 발견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온라인은 들썩였다.
누리꾼들은 "너무 불안해서 월패드 비번 변경하고 카메라 막았다" "카메라에 스티커 붙였다" "월패드 해킹은 상상도 못했다" "리스트에 안 들어간 도시가 없다. 정말 큰 일" "굳이 월패트에 카메라가 돼 있나" 등 불안감을 호소했다.
다만 리스트 속 모든 아파트가 해킹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한 누리꾼은 "리스트에 우리 아파트가 올라와 월패드 회사에 문의하니 (해킹 건과) 무관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리스트에 거주하는 아파트명이 올라온 또 다른 누리꾼들도 "월패트에 카메라가 없다" "관리소에 듣기론 네트워크 기능이 없고 월패드에 내부 카메라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패드 해킹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이를 사용하는 가정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네트워크 기기를 켜고 끄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이를 악용해 해킹을 통한 사생활 영상 유출 등 침해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용자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기기 이용자에게 △반드시 암호 설정 △쉬운 암호 사용하지 않기 △주기적으로 최신 보안업데이트 △카메라 기능 미이용시 카메라 렌즈 가리기 등을 조언했다.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방화벽 등 보안장비 운영과 주기적인 점검, 관리 서버에 불필요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제거, 관리자 비밀번호 주기적 변경 등을 당부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