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맹공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안을 여권발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며 방어에 나섰다.
“고발 요건 충분하다”, “뻔뻔함을 넘어 기본 자격도 없어”, “가짜 인생 두둔하는 尹”
민주당은 16일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김씨에 대한 법적 고발을 시사했다. 윤 후보가 강조해온 ‘공정 이미지’를 흔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당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김씨의 허위 경력 관련 고발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고발 할 수 있는 요건이 충분히 갖춰졌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검증 특위 회의에서도 윤 후보 부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씨가 후보가 아니다, 심지어 영부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고 하는데 누가 영부인을 뽑는 선거라 했느냐”며 “윤 후보 부인 김씨가 연루됐거나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사건의 자초지종을 따지고, 윤 후보가 검사 자격으로 수사에 개입한 일이 없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가 검사시절인 지난 2007년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 수사팀이었던 점을 거론했다. 그는 “이랬던 윤 후보가 돌변해 호통을 치는 적반하장을 보였다. 아직도 정치검찰의 때를 벗지 못한 윤석열 식 제식구 감싸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신정아씨에 대한 잣대와 김건희씨에 대한 잣대는 같아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에도 김씨를 향한 총공세를 펼쳤다.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에 수상 경력 등을 거짓으로 쓰거나 학력을 부풀려 기재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안 의원 등은 “대통령 후보의 부인은 이미 공인인데, 반복되는 허위 수상경력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잘못이나 반성 없이 ‘돋보이고 싶어서 그랬다’는 해명과 태도는 뻔뻔함을 넘어 공인으로서의 기본적 자격도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를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안 의원은 “윤 후보는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김씨가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고 답했다. 청문회를 복기해보면 윤 후보의 대답과 현재 부인을 두둔하는 답변이 계속 일치한다”며 “윤 후보가 결혼 전 일이라며 가짜 인생을 두둔하는거 보면 도대체 어떤 사고를 가진 분일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팩트체크 필요하다”, “정치 공세”, “결혼 전 일…후보에게 책임 묻기엔 과해”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의 공세에 맞서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 비판을 수용한다면서도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윤 후보는 전날 당사에서 “상대 당에서 하는 과도한 공세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팩트체크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관련된 폭로가 여권발 정치 공세라고 규정짓는 셈이다.
김씨의 공식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는 “사과에 공식 사과가 있고 아닌 게 있느냐”며 “어찌 됐든 국민의 눈높이에 비추어 미흡한 것이 있기에 송구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표시였다”고 했다. 이어 “사과(의향이 있다)라는 것이 사과를 할 예정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김씨 엄호에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씨의 의혹은) 사실 관계와 전혀 다른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너무 왜곡해서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김씨의 허위경력 논란이 윤 후보와 결혼하기 전이라는 점을 들며 두둔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후보가 공직자로서 부인의 처신에 대해서 결혼 이후에도 제지하지 못했다면 다소 비난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 전의 일에 대해서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당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학력이나 경력을 부풀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사단법인으로 결성 초기에 보수 없이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고 이후 협회 사무국으로부터 직접 그 사실을 확인받아 재직증명서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따로 보수를 받거나 상근한 것이 아니고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 보니 재직 기간을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