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이 사찰 의혹으로 번진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를 비판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윤 후보는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고 말했다. 문재명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다수의 기자와 정치인들을 상대로 무더기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의 통신기록도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지난 30일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해서 경제, 외교, 안보 전부 망쳐놨다. 무능과 불법을 동시로 다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며 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민주화 운동을 할 때 거기에 끼어서 좌익, 혁명 이념, 북한의 주사 이론을 배워서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끼리끼리 도와가며 살아온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를 향한 비판도 제기했다. 윤 후보는 “완전 사찰 정보기관으로 바뀌었다. 부패해서 사찰 정보기관을 두는 것이다. 걸릴 게 많기 때문”이라며 “떳떳하면 사정기관 통해 권력자도 측근도 조사받고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무능을 넘어서 이제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부가 하던 사찰에, 권위주의 독재정부는 경제를 확실히 살려놔서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다. 이 정부는 뭘 했냐”며 “이 사람들이 촛불 들고 나와서 이 정부 만들 때 약속한 공약을 지켰냐? 실패한 정권이 말하는 미래 약속을 믿을 수 있냐”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 역시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민간인과 대선후보의 배우자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통신조회를 한 것은 명백한 정치 사찰”이라며 “공수처의 존립 의미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국민들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공수처 난타전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