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가수 신승훈의 노래 '아이 빌리브(I believe)'를 배경음악으로 한 반려견 영상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패러디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는 전날 '개(犬) 귀여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59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이 후보가 강아지를 안거나 강아지가 이 후보의 인터뷰 장면을 지켜보는 장면 등이 담겼다.
강아지의 시각에서 쓰인 영상 자막에는 "바야흐로 견생 3개월, 돌아서려 해도 자꾸만 시선을 사로잡는 그를 알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나에게 포근한 품을 내어준 그 사람. 꿈결처럼 내 마음에 파고든 그 사람. 나를 놓아주던 손길마저 따뜻하던 그 사람"이라는 자막도 포함됐다.
영상 후반부에는 "나만큼 울지 않기를 그대만은 눈물 없이 나 편하개(犬)"라는 자막이 나오며 끝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OST인 '아이 빌리브'의 가사를 패러디한 것으로, 이 노래는 해당 영상의 배경 음악으로도 쓰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와 김씨를 동시에 겨냥해 패러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 영상'을 두고는 윤 후보의 '개 사과'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거센 비판에 윤 후보가 사과와 해명에 나섰지만 윤 후보의 반려견 인스타그램에 사과 사진을 올렸지만 '개 사과' 논란으로 이어져 곤욕을 치렀다.
'아이 빌리브'는 최근 김씨의 대국민 사과 당시 화제가 된 패러디 영상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지난 26일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을 당시 한 누리꾼이 사과 영상에 '아이 빌리브' 노래를 넣어 화제가 된 바 있다.
편집된 영상은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자신감에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듯하게 입어라 늘 전화를 잊지 않았다"며 개인사를 언급한 부분이다.
이 패러디는 허위 이력 의혹을 두고 국민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러 나온 자리에서 윤 후보와의 개인사를 공개한 김씨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이 후보의 영상에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BGM 웃기다" "묘하게 누구 영상과 오버랩된다" "같은 브금 다른 느낌" 등 댓글을 달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대 후보를 돌려까는 모습이 깐족대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굳이 조롱할 필요 없다" "이재명 지지하지만 이런 돌려까지 영상은 후보에 해가 될 것 같다" 등 우려하는 반응도 내놨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