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뽑는다고요? 노(NO),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탈모인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해당 아이디어를 후보 공약에 포함하기 위한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4일 오후 15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이 후보는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또 “나의 머리를 위해”라고 말하며 오른손으로 머리를 넘기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청년선거대책위원회의 ‘리스너 프로젝트’를 통해 수렴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아이디어에 대해 “소확행 공약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소확행은 이 후보가 ‘소소하지만 한 행복’을 주겠다며 내건 공약들이다. 4일까지 총 38개의 공약이 발표됐다. 여기에는 남녀 청소년 대상 HPV 백신 무료접종, 지방 원격근무가 가능한 ‘워케이션 센터’ 보급, 평일에도 지하철 끝 칸에 자전거 휴대 등이 담겼다.
이중 탈모약 관련 공약을 향한 네티즌 반응이 뜨겁다.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 등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여론이 형성됐다. 해당 게시판에는 이 후보의 슬로건인 ‘나를 위해 이재명’을 패러디한 “내 머리를 위해 이재명” 등의 홍보 이미지가 올라왔다. ‘이재명은 합니다’를 바꿔 “이재명은 심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탈모를 겪고 있는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전날 “1000만 탈모인 여러분, 이재명으로 단결하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탈모는 질병이다. 그 스트레스, 그 고통, 그 눈길들,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탈모는 취업, 연애 등 인간으로서 자존의 문제”라며 “이 후보의 제안에 저를 포함한 1000만 탈모인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저도 더 용맹정진해 반드시 건강보험 적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화나 유전으로 인한 탈모뿐만 아니라 외모를 위한 탈모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 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에 따라,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 실시 또는 사용되는 행위, 약제 및 치료재료는 비급여 대상이다. 신체의 필수 기능 개선 목적이 아닐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탈모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로 진료받은 인원은 23만4780명에 달한다. 지난 2015년 20만8534명에서 5년 사이 12.5%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 환자가 44%를 차지한다. 전체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잠재적 탈모 인구는 약 1000만명에 이른다.
관련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탈모에 대한 진료비는 총 387억3946만원이다. 지난 2018년 300억 원대를 돌파한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의 ‘탈모약 건보 공약’이 청년 표심을 얻는 기회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민주당 선대위는 해당 아이디어를 소확행 공약에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5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청년 탈모 비상대책위원회 초청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권지웅·서난이 청년 선대위원장과 이동학 최고위원, 탈모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현장·온라인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