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보도를 “악질적 공작행위”라고 규탄했다. 무속인 출신 인사가 선대본부 고문으로 활동 중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권 선대본부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친여 매체 기자라는 사람의 불법 녹취가 6개월여에 걸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행해진 것은 단순히 취재윤리 위반을 넘어 정치공작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취재를 빌미로 접근해 관심을 산 뒤 상대의 호의를 이용해 저열한 목적을 이루려 한 행위는 도덕적 차원에서도 매우 사악한 행위”라며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인 정치공작 행위”라고 지적했다.
녹취록을 방송한 MBC를 향해서도 “불법 녹취물을 반론권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대선 목전에 방송함으로써 정치공작의 선봉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C가 불공정 보도를 해나간다면 우리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무도한 정치공작 사기 집단에 정권을 빼앗겨 또다시 대한민국을 낭떠러지로 내몰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우리는 20년 전 비열한 정치공작으로 정권을 도둑맞았던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 2002년 대선 당시 여당에서 정치공작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며 “김대업 병풍 공작, 후보 배우자 10억원 수수 공작, 후보 측근 20만달러 수수 공작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권 선대본부장은 “상대의 정치공작은 모두 대선 이후 재판에서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졌다. 관련자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또다시 비열하고 악랄한 정치 관음증을 악용한 후보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려는 작태가 자행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했다. 권 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은 선거판 분위기를 타락시켜 국민들에게 정치 염증을 일으키려는 것 같은데 대한민국의 현명한 국민 수준을 과소평가한 어리석은 짓”이라며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린 더욱 하나로 뭉칠 것이다. 흑색선전을 통한 구시대적 정치공작, 정치 선동이 더이상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권 선대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씨의 공개 활동 시점에 대해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건희씨가 지난달 26일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회견에서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무속인 출신 인사가 선대본부 내 고문으로 활동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속인이 아니고 당시 후보하고 직접 연관이 된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문제 될 게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화를 녹음한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가 후속 보도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취지와 전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방송하고 있다”며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