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보도에 고개 숙였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녹음파일을 제공한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와 이를 보도한 MBC를 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윤 후보는 김씨 녹취록 보도 다음 날인 지난 17일 “저는 그(보도)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보진 못했다”면서도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했어야 했다”며 “제가 아무래도 선거운동하러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하니까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없다”며 몸을 낮췄다.
김씨를 질책하는 뉘앙스의 발언도 나왔다. 윤 후보는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며 “사적인 대화를 뭘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고 덧붙였다. 신속한 사과를 통해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사과한 날 국민의힘은 세 건의 고발을 진행하며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논란 진원지를 역공하면서 추가 리스크 차단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MBC 측 김광중 변호사와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 판결에 따라 방송이 금지된 김씨의 통화 녹취록 부분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유출했다는 주장이다.
또 법률자문위는 강진구 열린공감TV 기자와 방송인 김어준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관계자 3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후보 캠프와 김씨의 무속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열린공감TV 정모 PD와 서울의 소리 백모 대표, 이모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작년 8월 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 이씨가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여러 명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주 예고된 MBC 2차 방송에 대한 반론권 보장도 거듭 촉구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짜깁기 편집을 했는지 알아야 반론을 할 것 아닌가”라며 “이번에도 반론권 보장을 외면한 채 무작정 인터뷰나 몰래 녹취만을 시도한다면 MBC는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조차 저버린 방송사로 국민적 질타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김건희 통화 보도에 尹 신속 사과… 국민의힘은 ‘무더기 고발’
윤석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
野 MBC 스트레이트·열린공감TV 강진구·TBS 김어준 대검에 고발
기사승인 2022-01-18 11: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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