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정권교체 여론이 감소하고 정권재창출 여론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과반의 벽이 깨졌다. 일각에서는 정권교체 여론이 아직 높은 상황이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불편해졌다는 분석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이번 대선은 어떻게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46.4%가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했다. 반면 40.9%는 ‘정권재창출’을 요구했다.
앞서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달 22~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64명에게 ‘이번 대선은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정권교체 응답이 50.2%, 정권재창출은 38.9%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정권교체는 3.8%p 감소했고 정권재창출은 2.0%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정권교체’ 과반의 벽이 붕괴된 것을 두고 ‘배우자 리스크’와 ‘이재명‧김동연 양자토론’에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했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지난 1월 중순부터 ‘김건희 녹취록’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녹취록에서 캠프 합류 제안과 “내가 정권을 잡으면” 등의 발언 등이 나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도 전직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약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발생하면서 연일 사과를 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교체 지수가 높아지려면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대안 세력의 호감도가 중요하다”며 “김건희씨가 과거 최순실을 떠오르게 해 윤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양자토론이 정권교체의 허들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대표적인 비문인 이 후보와 김 후보가 토론회를 통해 ‘단일화’ 기대감을 높였다”며 “이 후보와 김 후보가 함께한 토론이 정권교체에 대한 기준선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도 후보자와 배우자 리스크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후보 선택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이 대세에 맞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합쳐져야 ‘정권교체’가 가능한 상황에서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소강 되거나 빠지는 상태”라며 “이 가운데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양자토론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정권교체의 허들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후보자와 배우자 리스크로 인해 후보 선택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세론이 강해져 정권교체 여론이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6.2% 무선 ARS 83.8%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