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꺼진 '단일화'... 安에 손짓하는 민주당 [2022 대선 말말말]

불씨 꺼진 '단일화'... 安에 손짓하는 민주당 [2022 대선 말말말]

野 “安과 단일화, 본투표 전까지도 가능”… 이준석 “조변석개 안철수” 비판
송영길 “安에게 열려 있어”… 이재명 “통합정부로 나아가야”

기사승인 2022-02-22 06:00:37
‘2022 대선 말말말’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쏟아진 정치권의 ‘말’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나온 말들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가 불투명해지면서 대선판이 혼전에 빠졌다. 이를 틈타 더불어민주당은 적전 분열을 노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단일화 의지·진정성도 없어”

안 후보는 지난 20일 국회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대답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제부터 저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며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고 독자 완주를 선언했다. 앞서 안 후보는 대선후보 등록과 함께 윤 후보에게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의 ‘고사 작전’에 대한 불쾌감도 여과 없이 표했다. 단일화가 결렬된 책임이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 적임자인지를 가려보자는 의미로 (단일화를) 제안했다. 지난 일주일간 지켜봤으나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의 답이 없는 동안) 가짜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렸고 일부 언론은 더욱 적극적으로 편승했다”며 “경우가 없어도 너무나 경우가 없는 짓”이라고 일갈했다.  
 
野 “安과 단일화, 본투표 전까지도 가능”… 이준석 “조변석개 안철수” 비판

국민의힘은 단일화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1일 “(결렬에 대해)아쉽다는 말씀 드린다. 그 부분(협상)에 대해 긴 말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정권교체는 대의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이라면 어떤 노력이든 계속하겠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21일 야권 단일화 마지노선에 대해 “솔직히 본투표 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선거 전날인 3월8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본다는 것이다. 성사 여부를 떠나 단일화 이슈를 선거일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가 본투표를 시작하기 직전 이뤄지더라도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식접촉은 아니지만 여러 경로로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대표적인 단일화 회의론자로 꼽혔던 이준석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번복에 “조변석개하는 입장변화”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조변석개하는 입장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박효상 기자

송영길 “安에게 열려 있어”… 이재명 “통합정부로 나아가야”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야권 균열을 반색하고 있다. 남은 선거기간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윤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독자 지지층을 보유한 안 후보가 대선 향배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는 탓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즉시 ‘통합 정부’를 내세우며 안 후보 측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국민의힘 쪽에서 너무 안 후보를 모욕하고 모멸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끌어올렸다.

송 대표는 “이번 선거 공학적인 단일화 여부를 넘어서 저희가 집권하더라도 이 후보가 말한 대로 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안 후보에게) 항상 열려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안 후보와의 연대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안 후보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영과 편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정부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헌을 포함한 대대적인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정권교체를 넘어선 정치교체, 그다음에 시대교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페이스북 글에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대해 “안 후보의 고뇌에 공감한다”며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적었다. 이틀 연속 안 후보를 향한 러브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송영길 정신 상태에 의문”

다만 민주당의 구애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송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은 안 후보에게 구애를 하다가, 안 후보가 3강 체제를 넘보자 ‘윤석열 아바타’ 등 태세를 전환한 바 있다.

국민의당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의당은 20일 홍경희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송 대표의 통합정부 구애에 대해 “송 대표의 정신 상태에 의문을 표한다”며 “며칠 전 안 후보의 (윤 후보에 대한) 단일화 제안을 구걸에 빗대어 비하하더니 오늘은 ‘민주당은 항상 열려있다’라고 구애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뭐가 항상 열려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일화 무산을 통해 반사이익을 보려 하는 송 대표의 얄팍한 계산에 유감을 표한다”며 “송 대표는 며칠 전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비하했던 자신과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오늘의 자신이 동일인인지 답을 해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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