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규제인데...소셜 카지노 투자 늘어난 이유는?

국내선 규제인데...소셜 카지노 투자 늘어난 이유는?

기사승인 2022-02-24 06:30:02
넷마블 자회사 스핀엑스.   스핀엑스 홈페이지 화면캡처

P2E(Play to Earn, 플레이투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게임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가 이를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소셜 카지노게임(Social Casino Game)’을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소셜 카지노는 룰렛, 포커 등 오프라인 카지노를 모사한 온라인 게임을 뜻한다. 초창기에는 PC 기반의 온라인이었다면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등으로 사용자 80%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소셜 카지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소셜 카지노는  사행성 문제 등의 이유로 규제 대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매년 게임 시장 규모가 확장되며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분야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총 매출은 62억 달러(7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오는 2026년까지 75억 달러(한화 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 소셜 카지노 게임업체는 약 500개에 달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소셜카지노 게임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인수한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사 ‘스핀엑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스핀엑스 매출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넷마블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34%에서 43%까지 올랐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지난해 12월 인수했다. 선데이토즈의 개발 자회사 플레이링스는 페이스북 플랫폼 중심의 HTML5 기반 소셜 카지노 게임 ‘슬롯메이트’의 소프트론칭 소식을 알렸다. 플레이링스는 상반기 중 ‘슬롯메이트’의 앱 버전 출시를 비롯해 신작 소셜 카지노 게임 등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P2E 노하우와 선데이토즈가 가진 소셜 카지노 게임 IP를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8월 강원랜드와 게임 콘텐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 온라인 소셜 게임과 오프라인 슬롯머신 리소스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강원랜드가 개발한 슬롯 모두를 네오위즈가 5년간 독점을 사용할 수 있고, 네오위즈는 확보한 콘텐츠를 국내 및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제작에 활용할 예정이다.

내부 자회사 통합을 통해 게임 사업을 개편한 NHN도 소셜 카지노 사업에 나선다. NHN의 자회사 NHN 빅풋은 소셜 카지노 게임 ‘슬롯마블’ 등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소셜 카지노 게임 등에 P2E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소셜 카지노는 사행성 문제로 인해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유료 소셜카지노 게임에 대한 등급심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카지노 모사 게임은 사행성 게임물”이라며 “웹보드 게임은 시행령을 통해 일부 제한적으로 유료화를 허용하는데, 소셜 카지노는 시행령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사행성 우려가 적은 무료게임에만 등급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다. 사행적 성격이 강한 소셜 카지노 게임의 확대가 게임산업을 장기적으로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소셜 카지노 게임은 본업인 온라인·모바일 게임의 개발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캐시카우 역할”이라며 “수익에는 도움이 돼도 장기적으로는 본업하고 시너지가 안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소셜 카지노는 제작비가 비교적 낮은 편이고, 어느 정도 이용자 층이 모이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맞춤 장르이기도 하다. 반면 국내 게임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제작비와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흥행 주기는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소셜 카지노가 게임사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국내 게임 업계는 오랜 기간 웹보드 장르(온라인으로 하는 고스톱·포커 등의 게임장르) 서비스로 다져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된 넷마블, 선데이토즈, 네오위즈, NHN 등은 웹보드 규제 이전 관련 산업을 이끌어 온 게임사다. 웹보드 게임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셜카지노는 한때 ‘나쁘다’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해외 진출을 통해 게임사에 매출을 만들어줄 가장 확실한 파이프라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 “소셜 카지노 게임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다면 또 다른 장르의 게임이 해외 진출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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