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 뛰어든 윤석열 “김대중 DNA 없는 민주당 심판하자”

적진 뛰어든 윤석열 “김대중 DNA 없는 민주당 심판하자”

충청·호남 훑은 尹… ‘이재명의 민주당’ 심판 호소
DJ 고향 찾아 국민통합 정신 부각

기사승인 2022-02-23 19:25:4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보수 취약지인 ‘서해안 라인’을 훑는 대장정을 마쳤다. 모든 유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더불어민주당 심판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정신 계승이었다.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동시에 진보 진영의 ‘막판 결집’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23일) 당진에 있는 솔뫼성지 참배로 충청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대건 신부의 순교에 그리스도의 박애와 헌신이 담겼다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이후 당진·홍성·서산에서 진행된 거점 유세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 ‘옆집 비선 캠프’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 의혹 등을 거론하며 정권 심판을 부르짖었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횡령’ 의혹도 집중 조명하며 공세를 펼쳤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을 부정부패 세력·좌파 정권으로 규정하며 이념 전쟁에 불을 붙였다. 윤 후보는 집권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안보 무능·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실책을 부각하며 “좌파 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집권한 결과”라고 질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곽경근 대기자

호남에서는 노무현·김대중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DJ 정신과 현재의 민주당을 구분 지으며 ‘적전분열’을 노렸다. 반(反)이재명 유권자의 이탈을 부추기는 한편, 외연 확장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익산역에서 진행된 거점 유세에서 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이라면 복합쇼핑몰 유치를 먼저 추진하고, 1조의 시민 재산을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2일차 일정에서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23일 오전 전북 정읍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운동 기념관을 방문해 보국 영령의 위패가 있는 구민사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동학농민혁명 운동을 “권력층의 부정부패에 항거한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그 정신을 기렸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정권 심판 메시지를 공고히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을 ‘부패한 이재명의 민주당과 국민 간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일화를 회상하며 DJ정신을 되새기는 한편,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 발언 내내 목포 시민들은 “윤석열”, “잘한다, 윤석열”을 외치며 지지를 보냈다. 시민들의 응원에 윤 후보는 네 차례에 걸친 ‘어퍼컷’ 세레모니를 이어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 후보의 ‘반이재명’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는 DJ 생가 방문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는 목포 유세를 마친 뒤 1시간40분 가량 배를 타고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보수 정당 대선후보로서 최초의 일이다.

먼저 추모관에 들어간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영정 앞에 헌향하고 묵념으로 애도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980년 청주교도소 수감 시절 찍은 사진, 국립5·18 민주묘지 첫 방문 당시 눈물을 훔치는 사진 앞에 멈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후 생가 이곳저곳을 둘러본 윤 후보는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이라며 “우리는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호남동행’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호남 230만 가구에 자필 손편지를 보냈다. 예비홍보물 발송 한도(전체 세대수의 10%)를 모두 호남에 쏟아부은 셈이다.

당내에서도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연신 상향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적었다. 호남 지지율 30%는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공식을 깨뜨려 전국 곳곳에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진·홍성·보령·익산·정읍·목포=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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