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스피커, '성덕대왕신종'으로 부활

버려질 스피커, '성덕대왕신종'으로 부활

경주엑스포대공원, 버려질 스피커로 성덕대왕신종 재현한 작품 설치
버려진 가치에 재생의 삶 부여

기사승인 2022-03-08 16:32:56
경주엑스포대공원 엑스포문화센터 내에 설치된 한원석 작가의 작품 '형연(泂然)'. (경주엑스포대공원 제공) 2022.03.08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엑스포문화센터 내에 한원석 작가의 작품 '형연(泂然)'을 설치, 눈길을 끌고 있다.

형연은 '맑은 소리가 깊고 은은하게 퍼진다'란 뜻으로 3088개의 버려질 스피커를 모아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재현한 작품이다.

작품 앞 발판 위에 올라서면 높이 3.7m, 폭 2.3m의 거대한 황금빛 종으로 변신한 308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장엄한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폐기 처분에 놓인 스피커들을 활용, 더 이상 타종되지 않는 성덕대왕신종을 형상화했다.

형연은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버려진 가치에 재생의 삶을 부여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일상적 삶에서 공유됐던 가치들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한원석 작가는 건축가이자 설치 미술가로 7번의 개인전을 갖고 11번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작품 '환생'(2006년작) 등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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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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