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엑스포문화센터 내에 한원석 작가의 작품 '형연(泂然)'을 설치, 눈길을 끌고 있다.
형연은 '맑은 소리가 깊고 은은하게 퍼진다'란 뜻으로 3088개의 버려질 스피커를 모아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재현한 작품이다.
작품 앞 발판 위에 올라서면 높이 3.7m, 폭 2.3m의 거대한 황금빛 종으로 변신한 308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장엄한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폐기 처분에 놓인 스피커들을 활용, 더 이상 타종되지 않는 성덕대왕신종을 형상화했다.
형연은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버려진 가치에 재생의 삶을 부여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일상적 삶에서 공유됐던 가치들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한원석 작가는 건축가이자 설치 미술가로 7번의 개인전을 갖고 11번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작품 '환생'(2006년작) 등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