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결제 도입하는 게임업계, 구글 압박서 활로 찾기?

자체 결제 도입하는 게임업계, 구글 압박서 활로 찾기?

기사승인 2022-04-08 06:30:02
구글플레이.   구글

구글이 콘텐츠 업계에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체 결제를 도입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의 ‘脫(탈)구글’ 행보가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게임업계는 앱 마켓 인앱 결제를 사용해왔다. 인앱 결제는 앱에서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때 구글·애플 등 앱 마켓 운영 업체가 만든 시스템에서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애플은 결제 과정에서 30%의 수수료를 일괄 떼가고, 구글은 최대 30%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지난달 15일부터 ‘구글 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법안에 따르면 앱 마켓 사업자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업체에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할 수 없다.

이에 구글은 개발사의 자체 결제 수단을 허용하기로 하는 대신, 인앱 결제 시스템 적용은 의무화하고 외부 결제 아웃링크(다른 결제 수단을 요구하는 외부 웹페이지로 연결)는 금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웃링크를 탑재한 앱은 6월 1일부터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하면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앱 마켓 사업자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앱 마켓 등재가 사실상 필수이기에, 앱 마켓 사업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크로스 플레이 지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바일 버전에는 인앱 결제를 적용하지만, PC버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넥슨 '던파 모바일'.   넥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넥슨의 ‘던파 모바일’이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던파 모바일은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을(IP) 재해석한 신작으로 지난 1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를 꺾고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던파 모바일은 PC와 스마트폰 양측 모두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PC버전의 경우 PC방 점유율 순위 1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던파 모바일은 PC 버전 클라이언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글 계정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도 PC로 접속할 경우 다른 결제 수단을 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페이코 △토스 △카카오페이 △휴대폰 △문화상품권 △신용·체크카드 등의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던파 모바일 전체 이용자 중 30%가량이 PC 위주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30%의 매출은 앱 마켓 매출 차트에 잡히지 않는 셈이다. 크로스 플레이를 통해 인앱 결제와 자체 결제 사이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출시되는 작품이 대다수가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자체 결제를 도입하는 게임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엔픽셀의 ‘그랑사가’,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는 모두 PC버전 클라이언트에서 자체 결제를 지원한다.

다만 업계 대다수 관계자는 크로스 플레이 적용과 자체 결제 도입 간에는 이렇다 할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면서 “구글 수수료와의 관련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PC버전 클라이언트에 자체 결제를 적용한 것은 PC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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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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