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이사장 이주민)은 대형 화물차의 우측 사각지대 거리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2배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공단은 특히 대형 화물차 우회전 시 보행자 사고에 더욱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차량 종류별 전방 및 좌·우측 사각지대 거리(이하 사각지대)를 측정한 결과,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는 8.3m로, 일반 승용차(4.2m)의 약 2배, SUV(5m)의 약 1.7배, 소형 화물차(4m)의 약 2.1배 길었다.
운전대가 좌측에 있는 국내 자동차 특성상, 모든 차종에서 전방 및 좌측에 비해 우측 사각지대가 길었다. 대형 화물차의 경우 타 차종에 비해 그 차이가 현저하게 컸다.
공단은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가 특히 길게 측정된 이유로, 비교적 높은 운전석과 측면 창틀 높이를 꼽았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한 대형 화물자동차는 최대적재량이 5톤 이상이거나, 총중량이 10톤 이상인 차량이다.
측정에 사용된 대형 화물차의 운전자 눈높이는 약 2.5m, 측면 창틀 밑부분 높이는 2m로 타 차종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로 인해 보행자가 화물차의 앞 또는 우측 옆 부분에 근접할 시, 운전자가 보조 미러를 확인하지 않거나 보조 미러로 확인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보행자가 위치하면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공단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신장 약 140cm의 어린이가 대형 화물차 전방 약 1.6m, 우측 전방 약 2.4m 내에 위치할 경우,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대형 화물차의 길고 넓은 우측 사각지대로 인한 교통사고는 최근에도 잇따르고 있다.
2021년 8월 경북 경주시에서 덤프트럭이 우회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이 보행자를 치어 사망하게 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우회전 시 사각지대로 보행자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2021년 12월 인천시 부평구에서도 덤프트럭이 우회전 중 횡단보도를 횡단하던 어린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역시 우회전 시 어린이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으로부터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의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지난 1월 공포했으며, 2023년 1월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운전자가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우회전하는 경우 정지선, 횡단보도 및 교차로 직전에서 정지 후에 우회전해야 하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해당 신호에 따라야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은 “대형 화물차는 차체가 높아 운전석에서 시야가 탁 트여 있다는 느낌을 받지만, 실제로는 승용차 등 차량에 비해 보이지 않는 영역이 더 많아 매우 위험하다”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운전자는 사이드 미러 등을 확인하며 천천히 운행하고 전방 및 우측 앞부분 사각지대 카메라 등을 장착하는 것도 사고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