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인플레이션 공포와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폭락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내린 3만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2.10포인트(3.20%) 밀린 3991.24를 기록,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이 붕괴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41포인트(4.29%) 급락한 1만1623.2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장 초반부터 국채 금리가 뛰며 증시를 압박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3%를 웃돌았다.
금리 상승은 기술주와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성장주의 현재 가치는 낮아진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각각 3.71%, 2.80% 내렸다. 아마존(-5.21%) 애플(-3.32%) 넷플릭스(-4.35%) 마이크로소프트(-3.69%) 하락했다. 테슬라(-9.07%) 엔디비아(-9.24%) 주가는 9% 이상 빠졌다.
경기 둔화 우려에 소비재 관련주와 산업체 관련주도 주춤했다. 나이키 주가는 2.86% 내렸고, 캐터필러 주가도 3.89%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2.88%) 씨티그룹(-3.35%) 웰스파고(-1.32%) 제이스모간체이스(-1.50%) 등 은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항공주 보잉 주가는 10.47% 하락해 다우지수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기차업체 리비안은 주요 주주인 포드 자동차가 리비안 지분 8%를 매각할 것이라는 보도에 주가가 20.88% 폭락했다.
기업 실적에도 주가 희비가 엇갈렸다.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가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 발표한 이후 21.31% 급락했다.
1분기 매출이 1년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3.05% 상승했다. 월트 디즈니와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등의 실적은 이번주 후반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MCM 파트너스의 JC 오하라는 CNBC에 “아직 바닥다지기가 시작했다고 시사할만큼 충분한 기술적 증거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 지표가 충분한 과매도되지 않았다. 거래량으로는 실제 항복의 징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의 마니시 데스판데도 CNBC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 위험이 계속 커짐에 따라 위험이 하방으로 치우쳐 시장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약세장에서 가파른 랠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이 정상적인 통화정책 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소화하기 시작했다”며 “(금리 인상을)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 등 악재와 함께 경기 침체의 망령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