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깊은 밤, 경복궁서 즐기는 별빛 산책
- 빗 속, 60여명 체험객 조족등 들고 고궁의 밤 나들이
- 행사 29일까지 이어져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을 체험하는 별빛야행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18일(월, 화 제외)부터 매일 저녁 2회씩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경복궁 북측 권역을 탐방하는 복합 체험 프로그램이다. 궁중음식과 국악공연과 함께 야간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은은한 별빛이 비치는 야간에 경복궁에 입장하는 관람객들은 먼저 외소주방에서 왕과 왕비만 받을 수 있었던 최고의 일상식인 12첩 반상을 받는다. 현대적으로 해석해 찬합에 정갈하게 담아낸 도슭 수라상으로 저녁식사와 함께 국악공연을 관람한다. 만찬 후에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 장고~집옥재, 팔우정~건청궁~향원정을 탐방하는 특별한 왕궁 탐방에 나선다.
야간 탐방을 즐기는 동안 왕실의 고추장, 된장을 보관하던 ‘장고’와 왕과 왕실 가족들이 휴식처였던 ‘향원정’에서는 전문 배우들이 연기하는 ‘작은 극’ 이야기가 펼쳐져 옛 궁궐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고종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집옥재~팔우정과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가 점등되었던 건청궁에서 왕이 생활했던 공간을 둘러보며, 궁궐 속 왕의 흔적들을 되짚어 본다.
기자가 찾은 25일 밤 봄비가 내려 아쉽게 별빛을 볼 수는 없었지만 복원을 완료한 향원정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었다. 비 내리는 밤 조족등(照足燈)을 들고 궁궐을 탐방하며 왕의 호사를 누리며 멀리 보이는 서울의 야경은 별빛야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2022년 별빛야행은 29일 막을 내린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