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도솔암 ‘현왕도’, ‘독성도’ 전북도 유형문화재 지정예고

고창 선운사 도솔암 ‘현왕도’, ‘독성도’ 전북도 유형문화재 지정예고

전북 사찰 불화 첫 유형문화재 지정

기사승인 2022-06-14 09:51:22
고창 선운사 도솔암 극락보전에 봉안된 불교 탱화 독성도(왼쪽)와 현왕도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암의 ‘현왕도(現王圖)’와 ‘독성도(獨聖圖)’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고창군은 선운사 도솔암 극락보전에 봉안된 현왕도와 독성도(獨聖圖) 2점이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2분과) 지정 검토 심의를 통해 불교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고 14일 밝혔다. 

선운사 도솔암 현왕도와 독성도는 불교회화 탱화(幀畵)로 모두 불화의 조성 기록인 화기(畫記)가 온전히 남아 있어 제작 연대(1896년/丙申), 봉안처(도솔암), 제작 화승(畵僧) 등을 명확히 알 수 있고 당시 불사(佛事)에 관여한 연화질의 명단과 시주자의 이름까지 온전히 파악할 수 있어,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불교회화가 문화재로 지정되게 된다. 

망자를 심판하는 현왕과 그의 권속을 그린 현왕도는 명부(冥府)의 회주(會主)인 보현왕여래(普現王如來)를 중심으로 여러 명의 권속이 배치된 불화이다.

선운사 도솔암 현왕도는 전체 111.3×91.7㎝(화면 103.0×85.2㎝)의 크지 않은 화면에, 현왕을 중심으로 녹사(錄事)와 판관(判官), 사자(使者), 동자(童子) 등의 권속들이 명부에 글을 적거나 책을 들고 있고, 산개(傘蓋)와 파초선(芭蕉扇)을 들고 있는 등 전체적으로 심판장의 긴박감이 느껴진다.

현왕은 산수가 그려진 육곡병풍(六曲屛風)을 배경으로 독특한 모양의 의자 팔걸이에 팔을 걸친 채 위엄 있게 앉아 있고, 무장형(武將形)의 의복을 입고 머리에는 독특한 상투관을 쓰고 있다. 현장감 있는 구성과 인물과의 관계, 성정이 드러나는 얼굴표현, 화승 봉화(奉華) 스님을 수화승(首畫僧)으로, 소현(所賢)과 긍엽(亘燁) 3명의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됐다.

운사 도솔암 독성도는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구성, 탄탄한 도안과 격조 있는 얼굴표현 등 필력이 돋보이고, 화기의 내용도 파악할 수 있는 등 원형이 잘 보존돼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독성은 홀로 깨달음을 얻은 성자(聖者)로, 16나한 중 첫 번째 존자인 빈두로존자(Pindola-bharadvaja, 賓度羅跋羅囉惰闍)이고, 천태산에서 수행해 깨달은 나한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나반존자(那畔尊者)라고도 불리 운다. 

도솔암의 독성도는 118.5×65.7(화면109.3×59.2)㎝의 불화로,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소나무가 넓게 늘어놓은 배경에 폭포수, 파초와 꽃 등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독성과 그를 시좌(侍坐)하는 동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안정된 화면구성과 활달한 필선, 산수배경과 조성 기록인 화기(畫記)까지 온전히 남아있어 19세기 전북지역 독성도의 도상과 독성신앙, 화승의 활동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독성도는 화승 봉화가 사불산화파 내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하던 시기에 그린 것으로, 주로 경북지역에서 활동했던 봉화가 전북에서 조성한 드문 불화이다. 

고창군 나철주 문화유산관광과장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와 고창군의 귀중한 문화재인 도솔암 현왕도와 독성도의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지정으로 불교문화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창=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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