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소변을 보면 거품이 보이고 저녁엔 다리가 붓습니다. 10년 전부터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있는데 약을 오래 먹어서 이런 증상이 생기는 건가요?”
소변 거품이나 부종은 콩팥 질환의 대표적인 의심 증상이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콩팥은 신장이라고도 하며 등 쪽 좌우에 하나씩 있다. 콩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노폐물과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정수기 역할이다. 호르몬도 분비해 레닌이라는 호르몬을 만들어 혈압을 조절하고, 적혈구를 만드는 조혈 호르몬 생성을 도와 빈혈을 예방하며, 비타민D를 활성화시켜 뼈를 튼튼하게 한다.
만성콩팥병의 주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이 장기간 고혈당에 노출되면 사구체가 손상돼 염증반응이 생겨 신장을 손상시킨다. 고혈압은 사구체 모세혈관에 압력을 가해 혈관벽이 두꺼워져 동맥경화를 발생시키고, 손상된 사구체는 다시 혈압을 높여 사구체가 손상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성콩팥병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이 쌓이면 소변에 거품이 보일 수 있으며, 얼굴과 다리가 붓고, 혈압이 올라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쉽게 피곤하거나 식욕이 감소하고 가려움, 호흡곤란, 구역, 구토 등의 요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혈액 검사로 콩팥의 사구체 여과율을 확인해 여과 기능을 평가한다.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사구체는 모세혈관 덩어리이다. 3개월 이상 사구체여과율이 60mL/min/1.73m2 미만으로 감소되어 있으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사구체여과율이 정상이라도 단백뇨나 혈뇨가 지속적으로 나오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만성콩팥병은 혈당과 혈압 조절이 필수다. 현재 신장 기능을 호전시키는 치료제가 없어 항고혈압 약제로 혈압을 조절해 콩팥 기능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적절한 혈당 조절을 해야 한다. 병이 진행되어 신장 기능이 10∼15% 미만으로 떨어진 말기 신부전에 이르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
일찍 발견하면 만성콩팥병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으면 정기적인 콩팥 검사와 신장내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다. 만성콩팥병을 진단받으면 당뇨병과 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한다. 금연 및 금주와 함께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전문적인 식단관리로 본인에게 맞는 식이 조절을 한다. 환자나 가족분들이 인터넷이나 대중매체의 다양한 정보에 솔깃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보의 진위를 검증한 후에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