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티 플레저로 딱! K막장 '블랙의 신부' [볼까말까]

길티 플레저로 딱! K막장 '블랙의 신부'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2-07-18 16:32:42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 포스터

“넷플릭스도 이런 장르는 처음일 거예요.”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희선은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를 이렇게 소개했다. 맞는 말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블랙의 신부’는 넷플릭스에서 본 적 없는 치정극이다. 아침드라마에서 보던 ‘막장’ 분위기도 풍긴다.

‘블랙의 신부’는 남편의 외도로 가정이 무너진 한 여자의 복수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을 그린 8부작 드라마다. 배우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 등이 출연했다. OCN ‘나쁜 녀석들’,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연출한 김정민 감독과 SBS ‘나도 엄마야’·‘어머님은 내 며느리’를 집필한 이근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드라마는 남편의 이혼 선언과 투신자살로 충격받는 혜승(김희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혜승은 남편이 외도 상대인 유희(정유진)가 판 함정에 속아 돈도, 명예도 잃고 죽음을 택한 것을 알고 분개한다. 하지만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모든 걸 묻고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혜승은 모친이 일방적으로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자신을 가입시킨 걸 알게 된다. 가입을 취소하려고 방문한 렉스에서 유희를 마주친 혜승은 과거에 미처 하지 못한 복수를 다짐한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 스틸컷

선악구도와 인물 간 갈등이 명확하고 단순하다.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로 대표되는 불륜·치정극의 구조를 충실히 따른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자본이 더해져 규모를 키웠다. 개연성은 부실하지만, 8회 동안 악인을 응징한다는 목표를 향해 충실히 달려간다. 유치한 장면이 곳곳에 나오지만, 적당한 속도감과 배우들의 열연은 꽤 볼 만하다. ‘길티 플레저’(죄책감을 수반하는 즐거움)로 즐기기 좋은 콘텐츠다. ‘블랙의 신부’는 공개 다음날인 16일 넷플릭스 국내 TV 프로그램 시청 순위 4위로 진입했다(플릭스 패트롤 기준). 17일에는 2위로 올랐다. 같은 날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 30개국에서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볼까

직관적인 권선징악을 다룬 ‘K막장’ 드라마에 심장이 뛰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권모술수와 배신이 난무하는 극을 즐기는 편이면 재미있게 볼 지점이 많다. SBS ‘펜트하우스’를 즐겨본 시청자에게도 호흡이 더 빠른 ‘블랙의 신부’는 좋은 선택지다.

말까

짜임새 있는 작품을 선호하거나 현실성, 개연성을 중시하면 ‘블랙의 신부’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치밀하고 우아한 심리극을 보고 싶은 시청자 역시 다른 작품을 보는 편이 낫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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