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시작으로 다시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또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국’을 찬성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추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추 전 장관은 6.1지방선거 이후 지난 18일부터 자신의 SNS에 윤 정부와 관련된 이슈에 비판을 쏟아냈다. 추 전 장관은 경찰국과 대우조선해양 파업, 윤 대통령 문자논란 등을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28일 경찰국에 찬성한 주철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친정인 검찰 조직의 이해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알아야 할 의무가 있는데 모르는 것은 역사에 대한 죄를 짓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주 의원이 검찰 출신인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윤 대통령을 향해 “전 세계가 ‘퍼펙트스톰’(악재가 겹쳐 발생하는 위기)을 직면하고 있는데 권력 집중에 몰두하고 사냥몰이에 심취했다”며 “정치 중립을 외치는 경찰의 민의를 왜곡하고 당 대표 직무대행과 전직 당 대표를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추 전 장관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권력집중을 막아내는 견제자 역할을 해야 하는 민주당이 아직도 좌고우면(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태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대통령 견제 입법과 행정부 견제용 ‘탄핵소추권’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모인 일부 진보 커뮤니티에서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진보 커뮤니티 루리웹 이용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도우러 다시 돌아왔느냐”며 “마이너스의 손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당내 민주주의 붕괴의 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다”라며 “이 사태에 (추 전 장관이) 크게 기여했다”고 비난했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총장 징계 요구, 수사지휘권 발동, 직무 정지, 징계위원회 개최, 행정 소송 등 날 선 갈등을 이어나갔다. 갈등이 커질수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차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추 전 장관의 강경 행보가 윤석열에 도움이 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름과 세월호 선장 이름이 같은 점을 이용해 국민의힘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해 논란이 커졌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대선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가만히 있으면 이길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가시감이 든다”고 발언했다.
전문가는 추 전 장관의 과거 행보로 민주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장관 시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2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의 국민적인 비호감도가 높다. 소수 지지층 환호받더라도 민주당과 본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법무부 장관 시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와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행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 데 1등 공신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황”이라며 “추미애 장관에게 당한 윤석열 총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나와 목소리를 내달라는 요구를 높게 했다”며 “활동을 지속할수록 마이너스다”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