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경북 포항 이전 문제를 놓고 지역사회가 또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특정 기업 한 곳을 둘러싸고 지역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초 포스코지주사가 서울에 설립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는 강력히 반발했다.
포스코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지주사 본사 주소를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겠다 공언했다.
포스코는 2023년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건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출범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포항시의회 등이 조속한 이전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범대위는 서울 포스코 본사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범대위는 8일 130여명을 이끌고 포스코 서울 본사 앞에서 시위를 펼쳤다.
포항 도심 곳곳에도 자생단체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투쟁 일변도의 강경 노선을 고집하는 일부 시민들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SNS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론을박이 이를 반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시의회가 포스코지주사 이전 특별위원회를 구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특위는 "포스코그룹이 포항시와 합의한 사항을 적극 실천하고 지주사가 사회공동체 일원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제도권 안에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지주사 이전 문제는 국민연금공단 등 주주들의 정관 변경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특위는 물론 포항시와 포스코가 구성한 '상생협력 TF'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시대가 변했다. '막무가내식 밀어부치기'는 모두를 지치게 한다.
조급함이 섣부른 결과를 불러오는 만큼 '기업하기 좋은 도시' 포항을 위한 상생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