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미세스 다웃파이어’·‘헤어질 결심’ [추석연휴 뭐 볼까①]

‘공조2’·‘미세스 다웃파이어’·‘헤어질 결심’ [추석연휴 뭐 볼까①]

기사승인 2022-09-09 06:00:18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찾아온, 거리두기 없는 추석. 하늘은 맑고 바람은 쾌청한데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당신. 나흘간 이어지는 명절 연휴, 외출할 결심을 했다면 주목하시라. 당신과 세상을 다시 연결시켜줄 볼거리를 준비했다. 형만 한 아우를 노리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매콤한 유머와 뭉클한 감동이 기다리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그리고 한 번 보면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영화 ‘헤어질 결심’을 쿠키뉴스 기자들이 소개한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컷. CJ ENM

가족들과 봐도 민망하지 않을,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올해 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엔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가 있었다. 1편으로 보장된 재미, 온 가족이 함께 봐도 불편하지 않은 영화로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이 티켓값을 지불했다. 2022년 추석 연휴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이 있다. ‘공조2’는 ‘범죄도시2’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700만명이 넘게 본 1편의 재미가 그대로 이어진다. 한국 관객에게 특화된 액션과 코미디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거슬리는 것 없이 도착한다. 1편의 장점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보다 업그레이드했다. 1편이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가 티격태격하며 협력에 이르는 과정을 주로 다뤘다면, 2편은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이 더해져 삼각공조로 범위를 넓혔다. 조연으로 잠깐 모습을 비춘 민영(임윤아)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 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새롭게 합류한 빌런 장명준(진선규)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그 모든 분위기를 아우르고 중재하는 배우 유해진의 코미디와 현빈이 주도하는 액션 장면 역시 볼거리다. 북한 형사를 연기하는 현빈을 보면 tvN ‘사랑의 불시착’ 리정혁 동무가 생각나고, 거친 북한말로 위협하는 진선규를 보면 영화 ‘범죄도시’ 속 위성락이 떠오른다. 대단한 메시지나 완성도를 기대하지 않으면, 올해 추석 연휴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상업영화인 ‘공조2’ 만한 선택지가 있을까. 지난 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스틸컷. 샘컴퍼니

가족을 위한 완벽한 선택,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워킹맘 미란다에겐 돌봄 도우미가 절실하다. 이혼 후 일이 바빠져서다. 이런 그에게 기적처럼 나타난 사람이 있으니, 그 이름 다웃파이어. “전 아주 엄격해서 건강한 음식을 못 먹일 바엔 그냥 굶겨 버린다”는 다웃파이어에게 미란다는 마음을 홀딱 빼앗긴다. 다웃파이어가 실은 변장한 전남편 다니엘이라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1993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다니엘이 노년의 여성 돌봄 도우미로 분장해 가족 곁을 맴도는 이야기를 다룬다.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다루되 편부모·동성 부부·입양아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자는 진보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코미디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한국식 밈(Meme)이 전 연령층을 웃기고, 랩과 탭 댄스, 오고무와 루프 스테이션 연주까지 배우들의 개인기가 120% 발휘된 연출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배우 정성화, 양준모, 임창정이 번갈아 다니엘을 연기하고 신영숙과 박혜나가 미란다를 맡았다. 김태희, 김가온, 이운재, 윤준상 등 어린이 배우들의 재능도 반짝반짝 빛난다. 11월6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시어터에서 상연.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연휴를 멜로의 바다에 버려요…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은 올해 극장가에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로맨스, 멜로 장르는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헤친자’(‘헤어진 결심’에 미친 자)를 대거 양산하며 입소문을 탔다. ‘헤어질 결심’은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상기시킨다.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라는 해준(박해일)의 말처럼, 해준과 서래(탕웨이)의 사랑은 자각 없이 서로에게 서서히 퍼져 나간다. 사랑을 말하는 순간 하나의 사랑은 저물고, 그 사랑이 끝나는 순간 비로소 자각하는 또 하나의 사랑. ‘헤어질 결심’은 사건을 따라가면 흥미롭고 감정선을 따라가면 깊은 여운이 남는다.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사무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난 해준 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서래),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해준) 등 명대사가 가득하다. 그뿐인가. 영화에 등장한 ‘마침내’와 ‘~할 결심’은 온라인에서 밈으로 사랑받고 있다. 한 번 보면 해준과 서래의 사랑에 침잠하게 되는 영화. 미려한 대사가 온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영화. ‘헤어질 결심’은 IPTV, 웨이브, 티빙, 시즌, 시리즈온, 유튜브 등에서 VOD로 시청할 수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내 일부 극장에서도 상영 중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이은호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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