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도 ‘상사가 부르면 즉시 일어서자’, ‘상사는 섬겨야 한다’, ‘상사의 단점을 너그러이 받아들이자’ 등 직장 상사에 대한 예절(6대 지침)을 강요하는 직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과 ‘성차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북 남원 소재 ‘동남원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해당 새마을금고 여직원들은 밥 짓기, 화장실 수건 세탁, 회식 참여 등을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출자금 납부를 강제하거나 폭언, 인사 규정에 맞지 않는 부당한 인사발령, 퇴사 종용 사례도 나왔다.

이사장을 비롯한 사용자와 지점장 등이 직장에서의 지위와 관계상의 우위를 앞세워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인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 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특정 개인의 문제보다는 잘못 형성된 불합리한 조직문화로 인해 다수의 관리자(이사장, 지점장 등)들에 의해 발생, 괴롭힘 신고에 대해 사실조사도 하지 않는 등 기업 내부의 통제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확인,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 ‘고용상 성차별’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전·현직 근로자 연장근로수당, 연차미사용수당 등 총 7600만원의 체불임금을 적발했고, 최저임금 위반 등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별감독과 병행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직원 중 54%(여직원은 10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경험)가 직장 내 괴롭힘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응답,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사회초년생들이 불합리하고 잘못된 조직문화로 인해 노동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사례”라면서 “건전하고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경영진, 중앙회 차원의 전사적이고 강력한 개선 의지와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은 예외 없이 특별감독을 실시, 청년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원=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