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체제에서 이탈? 미국이 동의 안 할 듯”

“NPT 체제에서 이탈? 미국이 동의 안 할 듯”

[이영광의 간(間)보기]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기사승인 2022-10-17 06:00:02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지난 9월 하순부터 북한이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시기는 남한에서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훈련이 연이어 한 시점이기도 하다. 물론 한미 군사훈련은 북한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는 훈련이긴 하다. 하지만 근 3주 넘게 연이어 미사일 발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국민의힘에선 전락 핵 재배치나 핵 개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진단해 보고자 지난 13일과 15일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왕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한반도, 우려스러우나 지금은 저강도 긴장 수준”

- 북한이 최근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쏘고 있잖아요. 13일 것까지 하면 8번째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데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 또 한미일 간에는 연합 해상 군사훈련, 전략자산 전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와 그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사실이라서 우려스럽습니다. 다만 현재 긴장의 수준은 저강도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왜 그렇게 보세요
“과거와 긴장 강도를 비교한 결과입니다. 위기 국면이나 고강도 긴장 국면에 해당하는 건 우리가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 때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려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계속해서 높이는 상황도 있었고 또 2017년에는 미국이 항공모함을 3척이나 동시에 보내 동해에서 훈련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비해 한 단계 또는 두 단계가 낮은 저강도의 긴장 국면입니다. 하지만 긴장의 강도가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습니다.”

- 북한이 미사일 쏘는 것과 한미 군사훈련의 연관관계가 있을까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이 연합군사훈련 본격적으로 복원한 것이 8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몇 가지 소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는데 4년 전 한반도의 대화와 협상 분위기가 있었을 때 이후 한미 연합훈련 특히 야외 실기동 훈련이 수반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반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충분히 많았고요.”

- 북한이 최근 미사일 쏘는 게 존재감 과시도 있을까요? 미국이 아예 상대를 안 해주니 관심 끌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
“제가 볼 때 존재감 과시 차원이라기보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라는 부분과 전략자산 반입이라는 부분이 북한 입장에서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북한 처지에서는 한국이나 미국이 도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 그럼 북한 입장에서는 방어라고 생각할까요?
“우리가 공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어라는 개념을 거론할 필요는 없고 군사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한국과 미국이 했다고 북한은 판단할 수 있죠. 때문에 거기에 대응해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대응의 의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고, 대응 조치하면서 경고, 위협 협박의 의미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지금 북한의 핵 능력은 어디까지 온 걸로 파악이 되나요?
“핵탄두라는 개념에서 본다면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한 핵폭탄 이미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미사일 쪽으로 가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거의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고 또 남한이나 일본을 상대로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도 다양하게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많이 커졌죠.”

“북한. 국익에 침탈 시도가 있다고 판단 되면 핵무기 사용할 수도”

- 북한 핵무기 가지는 게 방어용인가요. 아닌 공격용인가요?
“북한이 오랫동안 핵무기는 외부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국가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4월부터 전쟁 방지라는 상황 이외 북한의 국가적 이익이 침탈당하는 상황, 아니면 전쟁이 벌어졌을 때 전쟁에서 승리 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본인들이 생각해서 자기네들이 국가 이익에 침탈 시도가 있다고 판단 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핵 전투 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 핵 무력 강화에 대한 의지와 구상을 보여주는 것이죠. 북한은 지금 미국과 전쟁 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그런 상황 속에서 핵무기를 6천 개, 7천 개를 가진 미국과 상대를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요. 그런 구도 속에서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를 통해 전쟁 구조에 대한 변화가 없으면 대응책 세우는 것이 북한의 입장에서 당연하다는 주장입니다. 또 하나 역시 남쪽에서 새로운 새롭게 권력을 잡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담대한 구상이라고 하는 정책 기조를 밝혔죠. 이 부분에 대한 불쾌감, 거부 의미도 상당히 있다고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 경부에 대한 거부인가요. 아니면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일까요.
“두 개가 분리되지 않고 연결이 돼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윤석열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장했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 자체에 대한 불만이 있고, 담대한 구상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예상과 같이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내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양쪽 다 다 싸잡아서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됩니다.”

- 김정은 위원장은 또 12일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하며 “적들에게 또다시 보내는 명명백백한 경고”라고 했다던데 이 발언은 어떻게 보세요?
“큰 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 재개 또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반발, 그리고 더 큰 틀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 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맞대응 맥락으로 봐야 되고요. 전략 순항 미사일의 경우 탄도미사일과 종류가 다르지만 역시 매우 위협적인 무기 체계이기 때문에 군사적인 위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핵실험에 대한 얘기가 나오잖아요. 국정원은 10월 말 11초 핵실험 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다들 그렇게 얘기를 하기 때문에 저도 관심 갖고 지켜보지만, 북한이 핵실험 하는 환경을 또 생각 해봐야 해요.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도 봐야 되지만 북한과 중국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반대하거든요. 현재 북한과 중국은 원활하게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고 협력 관계가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유지가 됐을 때 북한은 핵실험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북한이 핵실험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 2006년에 1차 핵실험 해서 미국 당시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패배로 끝났다는 주장도 있죠. 그처럼 7차 핵실험 미국 중간 선거 전에 해서 바이든 정권에 영향 주려는 거 아니냐는 건데.
“저는 큰 영향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주요 선거 쟁점은 국내 정치 이슈가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한 10% 정도가 외교 문제나 국제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북한 문제는 비중이 적습니다. 미국은 역시 미중 관계라든가 지금 상태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에 대한 문제 유럽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고 설사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미국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단적 친일? 표현이 과해”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 한미일 군사훈련을 두고 논란이에요. 더불어민주당은 한미일 군사훈련이 극단적 친일이라고 주장해요.
“걱정도 많이 되고 굉장히 큰 얘기입니다. 우선 북한의 핵 위협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서 대응하는 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3국의 군사훈련은 부작용도 있어서 안 하는 것이 좋았을 거예요. 무엇보다 국민적인 우려감 특히 친일 논란과 관련해 우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극단적 친일이란 표현은 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표현은 세부적인 정책 사안인데, 당 대표 발언으로는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정도 사안은 국방 문제나 외교 문제에 대해서 특화가 돼 있는 정치인들을 통해 메시지를 발신하고 당 대표 차원에서는 그런 것들을 후원하거나, 거리 두면서 여론 살피는 것이 정석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 대표가 직접 발언 했죠. 이런 것들이 당파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가 있어요. 앞으로 이런 부분들은 서로가 신중하게 대응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합의한 걸 한 것이라는 건데.
“그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는 2017년 10월입니다. 그 당시 한미 국방부 장관 그리고 일본 방위상이 필리핀에서 회담한 적이 있죠. 그 회담의 결과 한미일 미사일 경보 훈련을 하기로 해서 훈련이 이루어졌죠. 그런데 그 당시가 2017년 10월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총력전을 하던 시기입니다. 이때는 남북 간에 정면 대결 양상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서 한미일 3국 훈련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은 바로 종료가 됐습니다. 2018년도에 한반도 평화 국면이 시작되면서 국면이 변경됐습니다. 그래서 그때 합의된 것을 지금 실행한다고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잠수함 훈련이라는 건 탄도미사일 경보 훈련과 다릅니다. 북한이 잠수함을 만들었는지 여부는 헷갈립니다. 그리고 그 잠수함에 장착하는 SLBM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때 이야기를 꺼내서 지금 한미일 해상 훈련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어제(12일) 9.19 군사합의는 물론 노태우 정권에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라는 건 노태우 대통령 정부 때 거둔 큰 성과물이고 한반도 비핵화 걱정도 많이 되고 공동선언을 외교 안보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왔습니다. 또 미국이 지도하는 NPT 체제에 우리가 협조하고 존중하는 상황입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지금에 와서 반대하거나 다른 길로 간다면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하라고 주장했던 논리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됩니다. 우리가 NPT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것도 한미 동맹을 망가뜨리는 요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왜 하겠습니까?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저는 계속 유지하는 게 논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유리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나 아니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에서 전술핵 재배치 또는 핵 개발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동의하기 어렵죠. 우리나라는 한미 동맹을 안보의 근간으로 하고 있고요. 또 미국은 국제사회 패권국가로서 국제 안보 질서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NPT 체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NPT 체제는 미국의 안보 정책, 외교 정책의 근간 중의 하나입니다. 이걸 훼손시키면 미국이 질서를 유지하는 데 어렵고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큰 어려움이 있어요. 그걸 왜 동맹국인 한국이 위반합니까? 도와줘야죠. NPT 체제에서 이탈하는 것은 미국이 절대로 동의하지도 않고, 협력하지도 않고, 묵인하지도 않습니다. 전술핵 재배치도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요.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유사할 정도로 논리 모순이 되고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미국이 냉전 종식 이후에 전술핵 무기를 상당히 많이 폐기하는 등 핵무기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전술 핵무기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소량입니다. 한국에 배치할 전술 핵무기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한국의 대북 독자 제재? 실효성 없어”

- 정부가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에 기여한 북한 개인 15명 및 기관 16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죠. 제재는 이 시점에서 적절할까요?
“다소 성급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번 제재는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조치인데 기본적으로 북한의 최근 도발적 행위들이 있었던 것에 대해 강경하고 단호한 대응 의지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이게 실효성은 없습니다. 북한의 개인과 기관에 대해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인데, 남북 간 거래도 없고 그 사람들하고 거래할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이 제재 때문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실효성이 없다면 이것은 국내 정치용으로 봐야 되겠습니다.”

- 왜요?
“실효성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기대할 수 없잖아요. 북한이 이 제재 조치 때문에 압박감을 받아서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강경한 대응 의지를 원하는 우리 국내 정치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을 원하는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의미만 있는 거죠.”

- 혹시 이게 지지층 결집을 노린 걸까요?
“지지층의 결집을 노렸다고도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각도로 본다면 일관성 문제가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제기했던 정책 방향과 일관성을 맞추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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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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