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김민경을 예감하게 한 순간들 [국가대표 김민경]

국대 김민경을 예감하게 한 순간들 [국가대표 김민경]

기사승인 2022-11-21 06:00:05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123회 캡처

코미디언 김민경에게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실용사격 선수. 그것도 국가대표다. 지난 6월 국가대표 선발전 기준에 통과한 김민경은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에 참가하러 지난 18일 태국으로 출국했다. 평생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는 그가 자신의 재능을 자각한 건 2020년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 방송을 통해서다. 김민경이 정말 국가대표가 될지 모른다고 예감하게 했던 순간들을 돌아봤다.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1회 캡처

처음부터 재능이 보였다. 2020년 2월 첫 방송된 ‘운동뚱’ 1회는 김민경이 도망치는 듯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실상은 깜박한 건강검진표를 가지러 가는 장면이었지만, 제작진은 김민경이 운동하기 싫어 도망치는 것처럼 편집했다. ‘칙칙폭폭 지옥행 열차가 출발했습니다’라는 1회 부제처럼 제작 초기 ‘운동뚱’은 운동하기 싫어하는 김민경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웃음 포인트로 설정했다. 기획 의도처럼 카메라는 첫 운동에 힘들어하는 김민경을 비춘다. 동시에 의외로 안정적인 자세에 감탄하는 양치승 관장의 모습도 담겼다. 양 관장의 말처럼 보통 운동 중간에 힘들어하는 이들과 달리 김민경은 운동을 마친 후 힘들어했다. 그리고 알려주는 것을 그대로 흡수하며 소화했다. 조회수 384만회(2022년 11월21일 기준)를 넘긴 ‘운동뚱’ 1회 영상엔 “자세 안 무너지는 거 대단하다”,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자세와 체력이 좋다”고 감탄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10회 캡처

10회면 충분했다. 2020년 5월 방송된 ‘운동뚱’ 10회는 처음 계획대로면 마지막회여야 했다. 하지만 영식 PD는 김민경과 웨이트 트레이닝 무게 대결을 통해 어떻게든 방송을 더 이어가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결과는 김민경의 승리. 10주 동안 김민경의 트레이닝을 도움 양치승 관장도 “욕심이 난다”며 프로그램의 종영을 아쉬워한다. 결국 PD와 양 관장은 김민경에게 무릎을 꿇고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 단순히 프로그램이 흥행해서가 아니다. 10회 동안 방송을 통해 김민경이 가진 엄청난 운동 재능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방송 장면을 본 김계란과 심으뜸, 김동현 등 운동인들도 감탄을 금치 못하며 욕심을 드러내는 리뷰 방송으로 ‘운동뚱’을 생명력을 이어 간다. 이후 김민경은 11회 종합격투기 편을 시작으로 필라테스, 팔씨름, 골프, 축구, 야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운동을 이어간다. 조회수 260만회를 넘긴 10회 영상엔 “소년만화 주인공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너무 멋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63회 캡처

예언이라도 한 걸까. 지난해 6월 방송된 ‘운동뚱’ 63회에서 김준기 대한실용사격연맹 감독은 처음 만난 김민경에게 “11월에 태국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이 있다”고 알려준다. 농담처럼 건넸던 그의 말은 1년 후 현실이 됐다. 정식 명칭인 ‘IPSC 핸드건 월드 슛’은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로 열리지 않았고, 3년 만에 열리는 올해 대회에 김민경이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63회 방송에서 김민경은 안전교육을 받고 총을 쏘는 방법을 처음부터 하나씩 배웠다. 언제나처럼 빠른 습득 능력에 가르치는 사람들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인상적인 건 명중률이었다. 처음 배우는 과정이라 속도는 느려도 대부분 격발이 명중으로 이어졌다. 조회수 218만회를 넘긴 이 유튜브 영상엔 “태릉이 결국 인재를 되찾았다” “어느 정도 재능인가 했는데 진짜 미친 재능”이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132회 캡처

예능 프로그램의 영역을 넘어섰다. 김민경의 국가대표 선발 소식이 알려진 이후, 지난 16일 공개된 ‘운동뚱’ 132회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졌다. 기존 방송들은 왜 이 운동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정말 잘하는 게 맞는지 의심하며 모든 걸 해내는 김민경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실용사격을 처음 배운 이야기를 다룬 63~66회와 IPSC Lv4 자격증 획득 과정을 그린 123회에 이어 세 번째인 132회는 달랐다. 지난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하는 김민경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이미 어느 정도 훈련과정을 거친 후 진지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미 결과를 잘 알고 있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김민경이 얼마나 이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응원하게 되는 마음이 들게 했다.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220만을 넘긴 영상엔 “예능에서 국대를 배출하다니”, “제작진들도 대단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감격스러워서 눈물났다”, “항상 응원할게요”라며 응원하는 반응도 많았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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