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가 안정 중심의 긴축 통화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물가의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 수준을 찾아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폭이 커질 경우 국내 성장세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성장과 물가의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며 “국내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재고·출하 순환도 상에서도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경제 주체들의 높아진 물가 인식이 임금을 밀어올려 물가 오름세를 지속시킬 가능성과, 지정학 리스크·기상이변 등에 따른 에너지·농산물 가격 상승 위험, 달러화 강세 등을 물가 상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운용은 지금까지와 비슷한 물가 안정에 중심을 두고 긴축을 이어가되, 물가가 안정을 찾아가고 성장 하방 위험은 급속히 커지는 경우엔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경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중장기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가운데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선 긴축적 정책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