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1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과 내년 금리 인상폭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투심을 자극했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6p(0.30%) 오른 3만4108.64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09p(0.73%) 상승한 4019.65, 나스닥지수는 113.08p(1.01%) 뛴 1만1256.81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11월 CPI와 13~14일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PMC) 정례회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이다. 시장 예상치인 7.3%를 밑도는데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시장 전망치 0.3%를 하회했다.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이전보다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부터 이틀간 FOMC 회의를 여는 연준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에서 한 발 물러나 빅스텝(0.5%p 금리 인상)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채 수익률은 CPI 발표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로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 등 각종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CPI 보고서 이후 약 9bp(1bp=0.01%) 내려 3.51% 아래로 떨어졌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4.22%로 17bp 가까이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올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술주는 강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각각 4.74%, 2.49% 상승했다.
제약사 모더나는 코로나19 사태 때 상용화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이 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에 주가는 19.63% 폭등했다.
화이자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1.86% 상승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연료효율이 떨어지고 10년 이상된 항공기를 교체하기 위해 보잉으로부터 100여대의 신형 항공기(787 드림라이너)를 구입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6.94% 하락했다. 보잉 주가는 0.4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에 “연준이 회의에 참고할 인플레이션은 다소 완화됐지만 연준이 최종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베뉴 크리슈나 주식전략책임자는 로이터에 “CPI지수의 완화 추세가 지속돼야 한다”며 “연준의 목표치인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